모건스탠리, 약세장 '거울의 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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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약세장 '거울의 방' 경고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1.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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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실적발표에 뉴욕증시 혼조세...'골드만 쇼크'

'거울의 방'은 유원지 따위에 설치 돼 있는 사방팔방이 거울로 치장된 방을 말한다. 거울의 방에 들어가면 거울들의 표면에 반사되는 상(이미지) 때문에 상대방을 발견하거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 투자은행의 전문가가 최근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거울의 방에 비유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약세장 주가 랠리를 농구의 속임수인  헤드 페이크로 규정했다.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하고 주가가 하락해 생기는 '약세장'에 덥썩 저가 매수에 나서지 말라는 경계의 목소리로 읽힌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미국주식전략가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크 윌슨은 현재 주식시장이 '거울의 방'에 들어간 형국이라고 말했다. 사진=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미국주식전략가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크 윌슨은 현재 주식시장이 '거울의 방'에 들어간 형국이라고 말했다. 사진=모건스탠리

18일 미국 CNBC 보도에 다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미국주식전략가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증시가 새해를 맞아 긍정의 모습을 보여왔지만 투자자들이 '거울의 방'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윌슨 CIO는 "올해 랠리는 질이 낮고 공매도가 심한 종목들이 주도했으며 경기방어주에 비해 순환주가 강한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무언가를 놓치고 있으며 리포지셔닝이 필요함을 확신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윌슨은 "사실 강력한 변화이긴 하지만, 우리는 약세장이 끝나기 전에 시장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약세장이 펼쳐질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에 이런 가짜 약세장 랠리를 덥썩 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주가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저가 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인터뷰에서 "2023년에 들어가면 주식들 사이에서, 업종사이에서도 조금 더 분산이 발생할 것이다. 상대 가치 기준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 게 하는 게 중심이다"면서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은 결국에는 하락해야 하는 종목들이며, 그게 정확히 지난해 말부터 우리가 지켜본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모든 게 수익성에 달렸다. 결국 기업이 얼마나 버느야에 대해 시장이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서 "경기 침체의 여부와 시기 등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마이너스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진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끔직한 어닝시즌을 갖게 될 것이가고 비용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꾸준히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말대로 주요 기업들은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는 등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7일(현지시각) 전거래일보다 1.14%(391.76포인트) 내린 3만3910.8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12포인트(0.20%) 내린 3990.97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5.96포인트(0.14%) 오른 1만1095.11로 장을 마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부진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부문 부진으로 실적 압박을 받았고,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6.44% 급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6% 하락한 1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회사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주당순이익(EPS)는 3.32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5.48달러)를 약 39% 하회했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의 '실적 미스'다.

​분기 매출은 16% 감소한 105억9000만 달러로, 역시 예상치(108억3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월가 컨설팅업체 오피마스의 옥타비오 마렌지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골드만삭스의 4분기 실적은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더 좋지 않았다"면서 "매출은 큰 그림에서 대부분 예상과 비슷했지만 이익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영업비용이 11%나 급증했다는 점"이라면서 "이 때문에 골드만삭스는 더 많은 비용 절감과 해고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손실을 예상하고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신용카드와 대출 포트폴리오의 잠재 손실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신용손실 충당금으로 9억7200만 달러를 쌓았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보다 50% 이상 더 많고, 전년 동기의 3억4400만 달러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경쟁사인 모건스탠리는 기록적인 자산관리부문 실적에 힘입어 예상보다 좋은 분기 성적표를 내놨고, 이날 주가는 5.91% 급등했다.

​이날 테슬라는 7.42% 급등 마감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0.87%, 0.46% 올랐다. 엔비디아는 4.75% 상승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각각 2.11%, 1.99% 하락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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