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t당 9000달러 돌파...풍산 실적 개선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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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릿값 t당 9000달러 돌파...풍산 실적 개선 신호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1.19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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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탄약수출에 주가도 급등

구릿값이 t당 900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신동(伸銅·구리 가공)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풍산의 실적개선과 주가 상승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리는 배터리 소재에서부터 건축물 배관 등 재료로 쓰여  경제 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산업용 금속이어서 '박사금속'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전기동을 원재료로 구입해 각종 제품을 만드는 풍산을 비롯한 구리 업체들은 제품 가격에 원재료 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만큼 구릿값 상승은 이들 업체들의 실적 개선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풍산은 19일 증권거래소에서 전날에 비해 0.44% 오른 3만4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용해된 뜨거운 구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구리 가격은 뜨거운 구리처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코델코
용해된 뜨거운 구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구리 가격은 뜨거운 구리처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코델코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 구리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0.3% 내린 파운드당 4.20달러(t당 9240달러)를 기록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종결 결정으로 이달 들어 9% 상승한 구릿값은 12일 t당 9071달러로 9000달러를 돌파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전기동(정련 구리) 현물값은 상승했다. 18일 현금결제 즉시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3.53% 오른 t당 9436달러를 기록했다.

LME  구리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9630달러에 거래됐고, 3월 초 1만730달러까지 상승했다. 나 이후 하향세를 나타내며 7월 중순 7005달러까지 하락했다. 구리가격은 1분기 평균 9977달러, 2분기 9516달러, 3분기 평균 7723달러로 내려갔다. 이후 가격은 다시 반등하며 4분기 평균 7988달러까지 상승했고, 올해 들어 9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구리선물과 현물 가격이 모두 t당 900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이 3%로 공식 목표치 5.5%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곧 구리소비를 예고하고 이에 따라 구릿값에 강한 하락압력을 가한다.  사진은 중국 무역항에서 컨테이너러를 적재하는 모습.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이 3%로 공식 목표치 5.5%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곧 구리소비를 예고하고 이에 따라 구릿값에 강한 하락압력을 가한다.  사진은 중국 무역항에서 컨테이너러를 적재하는 모습. 사진=글로벌타임스

그러나 중국 춘제 연휴까지 소비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구릿값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한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 부진도 하락압력을 가했다. 우선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공식 목표치 5.5%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3%에 그치며 약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6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중국 경제가 장기 난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풍산은 지난해 구리 가격이 내려가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은 업체 중 하나다. 신동(伸銅·구리 가공)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풍산의 신동 부문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71%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구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구리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 가공을 위해 쌓아둔 재고 자산에 손실이 발생하는 탓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과 수천억 원 규모의 탄약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구릿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구리업체인 풍산은 구리 제품 외에 구리가 들어가는 각종 탄약을 생산한다. 사진=마무드가말 트위터
구리업체인 풍산은 구리 제품 외에 구리가 들어가는 각종 탄약을 생산한다. 사진=마무드가말 트위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17일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025년 4월30일까지 1647억 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풍산은 계약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폴란드에 수출된 K9 '썬더' 자주포 등에 사용되는 탄약과 관련한 계약으로 추정된다. 풍산은 지난달 28일에도 현대로템과 2934억 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 공급 계약 내용을 공시했는데, 이 역시 폴란드로 수출된 K2 전차 등에 사용되는 탄약으로 추정됐다. 

풍산 고위 관계자는 "구릿값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데 구릿값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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