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어느새 1928달러...올해 '금의 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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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 어느새 1928달러...올해 '금의 해' 되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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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당 1950달러 가시권...FOMC 회의가 변곡점 될 듯

국제금값이 올들어 상승 바람을 강하게 타고 있다. 어느새 온스당 19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수급을 제외하고서 금값에 영향을 주는 달러의 가치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속도 완화에  내려간다면 국제금값 상승세가 당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속시장 전문 매체 킷코뉴스는 온스당 1950달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온스당 2000달러까지 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아 금리 상승 국면에는 매력이 적은 자산이 되지만  변동성이 높거나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선호도가 높은 투자상품이다. 내재 가치가 보존된다는 '안전자산'이라는 지위 덕분에 매력있는 자산으로도 꼽힌다.

올들어 국제금값이 상승세를 타 선물가격이 어느새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긴축강도가 완화되면 달러가치 하락으로 국제금값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골드바. 사진=킷코뉴스
올들어 국제금값이 상승세를 타 선물가격이 어느새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긴축강도가 완화되면 달러가치 하락으로 국제금값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골드바. 사진=킷코뉴스

20일 금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2%(4.30달러) 오른 온스당 192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월물 가격이 지난 4일 0.7%(12.90달러) 오른 온스당 1859달러에 거래를 마친 것에 비하면 6달러 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는 6월 10일 이후 최고가다. 킷코뉴스는 국제 금값이 올들어 5% 상승한 것으로 평가한다.

금 현물가격은 이날 오전 11시40분에 온스당 1925.25달러로 전날에 비해 0.3% 하락하기도 했다.

킷코뉴스는 "금값은 이날 기술적인 매수세에다 안전자산 매수로 9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전문가들은 Fed의 2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급하게 올랐다며 비싼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뉴욕의 외환중개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분석가는 킷코뉴스에 "가격이 출렁거릴 것이지만 Fed 2월 회의까지는 중립을 유지한다"면서 "주요 저항선은 온스당 2000달러인데 1950달러 위로 움직인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선임시장분석가. 사진=오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선임시장분석가. 사진=오안다

킷코뉴스는 전체 시장 전망은 밝다면서 다수 전문가들은 금값이 결국 올해 말, 심지어 1분기 말에 온스당 2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모야 선임분석가는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매도 압력이 생기면 1900달러는 튼튼한 지지선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JO퓨처스의 프랭크 촐리(Frank Cholly) 선임 시장 전략가는 킷코뉴스에 "금값은 상향추세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현 수준에서 조정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며 온스당 1850달러로 후퇴하는 것을 봐도 매수세를 유지한다"고 낙관했다. 촐리 선임시장전략가는 "온스당 1950달러 종가를 달성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2000달러로 가는 분명한 길도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은 지난해 6월과 7월, 9월과 11월 등 네 차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12월에는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0%로 올라갔다. 덩달아 미국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반대로 내려갔다.

그런데 올해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이 둔화되고 특히 임금상승세가 완화되면서 Fed가 긴축 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달러가치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 내에서는 Fed가 오는 31일에서 2월1일까지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와 일본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는 20일 101.99로 전날에 비해 0.06% 내렸다.

패트리락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하커 총재는 FOMC 회의 전 열흘 동안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을 앞두고 20일 Fed가 올해 수추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면서도 2월 회의에서는 0.7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다시 피력했다.사진=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패트리락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하커 총재는 FOMC 회의 전 열흘 동안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을 앞두고 20일 Fed가 올해 수추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면서도 2월 회의에서는 0.7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다시 피력했다.사진=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홈페이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 "Fed가 올해 안으로 정책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보이짐나 한번에 0.75%포인트씩 인상하는 시기는 확실히 지났다"면서 "다가오는 Fed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고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다음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Fed가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99.2%로 나타났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두 차례 가량의 금리 인상 이후 금리 상단이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수에 나선 것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약 400t으로 통계 발표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튀르키예와 우즈베키스탄, 인도, 카타르 등이 금 매입을 크게 늘렸고  중국도 11월, 12월 연속으로 금을 32t, 30t 가량 매입해 2019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러시아의 금 매입 규모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쟁 이후 러시아 자산 동결로 친러 성향을 가진, 러시아와 경제 교류가 있는 신흥국들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랜디 스몰우드(Randy Smallwood) 휘튼프레셔스메털스 대표이사 겸 CEO는 최근 CNBC에 "2022년은 미국 달러의 해였다면 2023년은 금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올들어 현재까지 금은 좋은 출발을 했다"면서 "2023년 긍정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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