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듐과 이리듐의 엇갈린 몸값...'그린수소' 수요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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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듐과 이리듐의 엇갈린 몸값...'그린수소' 수요가 좌우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1.23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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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금을 제치고 귀금속의 제왕자리를 낚아챈 팔라듐  가격은 1600달러대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녹색수소(수소 생산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수소) 생산을 하는 전기분해장치에 쓰이는 이리듐 가격은 온스당 4690달러로 상승했다.같은 백금족 금속인 팔라듐과 이리듐의 몸값이 엇갈리고 있는 형국이다.

백금족 금속으로 최근 전기분해장치 촉매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사진=하드로젠테크월드닷컴
백금족 금속으로 최근 전기분해장치 촉매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사진=하드로젠테크월드닷컴

이리듐은 팔라듐과 마찬 가지로 백금족에 속하는 은백색의 희소 금속 원소로 산과 알칼리에 녹지 않으며, 백금과 합금해 화학 기구를 만드는 데 쓰이다. 요즘은 수소 전기분해 장치 촉매로 많이 쓰인다.

전기차 보급확대로로 휘발유 엔진차량 배기가스 촉매제로 주로 쓰이는 팔라듐의 수요가 줄고 있고 공급 사슬상의 제약을 받고 있는 반면, 이리듐은 그린 수소 진전으로 사용이 늘면서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거스 미디어(Argus Mesdia) 지난 17일자 기사에서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팔라듐과 이리듐의 전망이 갈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아거스 미디어는 전세계 청정에너지 정책추진으로 내연기관을 가진 경차량에 촉매제로 팔라듐을 사용하는 게 제한되는 반면,이리듐이 수소 전기분해 장치에 더 폭넓게 사용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리듐 가격은 지난해 11월 말 온스당 3950달러에서 지난 16일 온스당 4690달러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4월 백금족 가격의 급등시기에는 온스당 5000달러를 넘기도했다.

세계 최대 팔라듐 생산업체인 노르니켈 직원들이 지하 갱도에서 광상을 살피고 있다. 사진=노르니켈
세계 최대 팔라듐 생산업체인 노르니켈 직원들이 지하 갱도에서 광상을 살피고 있다. 사진=노르니켈

반면, 팔라듐 가격은 불과 1년 사이에 크게 급락했다. 팔라듐 가격은 지난해 3월 초 온스당 3060달러로역대 최고치를 직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내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중개업체들의 염려가 반영된 결과였다. 런던백금팔라듐시장은 그해 4월 러시아 제련소를 상품납품명단에서 제외시켰다. 그런데도자동차 시장 수요가 줄면서 팔라듐 시장은 공급초과 상태로 남아 있다.

자동차용 촉매는 팔라듐 수요의 약 80%를 차지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전염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조업중단, 반도체 부족에 다른 공급 사슬 제약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팔라듐 시장에 강한 하락 압박을 가했다.

이 때문에 여름에는 팔라듐 가격은 온스당 1820달러로 내려갔다. 10월에 잠시 온스당 2300달러로 반등했다가 12월말에는 다시 1685달러로 급락했다. 이후 팔라듐은 온스당 1750~18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북미지역 자동차산업의 팔라듐 촉매제 수요는 지난해 150만 온스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자동차 산업 공급제약이 해소되면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스위스 금속업체 헤라우스귀금속(Heraeus Precious Metals)은 내다본다.

그런데 경차 판매의 약 85%가 할부나 대출 조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약 4%포인트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연 4.25~4.50%다. 여기에 이달 31일부터 2월1일까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데 여기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로 올라 각종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금융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당연히 자동차 할부금리도 오르게 돼 있다. 구매자들이 신차 구매를 늦추거나 아예 사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요소다. 지난해 경차 차량 판매는 2021년에 비해 8% 준 1370만 대로  2011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자동차 공급사슬 상의 제약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금리가 더 오르면 자동차 수요가 줄고 따라서 팔라듐 수요도 둔화될 여지가 크다. 

이미 촉매제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지난해 3월 가격 급등 이후 팔라듐을 값이 싼 백금으로 대체하고 있다. 경차 생산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이차전지를 탑재한 전기차에 시장을 내주거나 자동차 재활용으로 팔라듐 수요는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귀금속업체인  앵글로아메리칸플래티넘(앰플랏츠)은 올해와 내년 팔라듐 생산 예상치를 종전 130만 온스와140만 온스에서 115마 온스와 125만 온스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내 폴로코와네(Polokwane) 제련소 재건을 위한 전기 공급 차질과 지연의 영향이 크다.

다른 남아공 광산업체인 시바니스틸워터(Sibanye-Stillwater)는 지난해 미국 내 팔라듐과 백금광산의 침수사고 이후 생산을 중단했다.

러시아 내 생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를 하는 해외 장비공급들의 자체 제재로 세계 최대 팔라듐 생산업체인 노르니켈의 예정된정비와 능력향상이 제한됨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헤라우스와 노르니켈은 공히 배터리 전기차량 수요증가로내연기관 차량의 팔라듐 수요를 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헤라우스는 올해 팔라듐 시장이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보는 반면, 노르니켈은 공급 부족을 예상한다.

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남아공의 생산량은 올해는 약간 증가하겠지만 남아공 국영 전기회사인 에스콤(Eskom)의 부하조절로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아거스 미디어는 전망했다.

팔라듐 수요에 대한 장기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한 반면, 이리듐 전망은 밝다. 아거스 미디어는 이리듐 가격은 수소산업계에서 전기분해장치의 양성자교환막(proton-exchange membrane , PEM 혹은 고분자 전해질막) 사용증가로 지난해부터 저점에서 오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금속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이리듐은 희소소금속으로 전 세계에서 연간 7t정도만 생산된다. PEM 촉매로 가장 널리는 쓰이는 것은 통상 이리듐 65%,백금 35%로 만든다.

더욱이 유럽은 그린수소를 사용한 제철소 탈탄소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헤라우스는 오는 2030년에는 유럽에 수소를 사용하는 제철소 최소14곳이 조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스트리아의 한 기업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6MW PEM 전기분해장치로 생산한 수소를 사용하는 직접환원제철법을 시험하고 있다. 

이리듐 수요는 올해 계속 증가하고, 공업용 전기분해가 주류가 됨에 따라  앞으로 몇년 동안 가속할 것으로 아거스 미디어는 예상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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