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성장률, "일시 요인 선방"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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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분기 성장률, "일시 요인 선방"이라는데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3.01.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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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명목 GDP, 25조 4600억 달러, 9.2%(2.15조달러) 증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에 비해 2.9% 증가했다. 예상보다 높은 수치다. 연간 성장률은 2.1%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는 GDP 소식에 상승 마감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일시 요인에 따른 선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1984년 이후 38년 만에 최고치였다.  문제는 올해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뒷걸음질치는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미국은 중국과 이은 우리날의 2대 교역상대국이서 미국 경제의 부진은 곧 우리수출에 영향을 주어 성장률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요인이 된다.

미국 근로자가 버지니아주 버지나아 비치의 한 공장에서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와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2.9%와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캐나다 파이낸셜포스트
미국 근로자가 버지니아주 버지나아 비치의 한 공장에서 지게차를 운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와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2.9%와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캐나다 파이낸셜포스트

26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는 2.9% 성장했고 연간 성장률도 2.1%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설문조사한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2.8%를 예상했는데 이를 웃돌았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3분기(3.2%)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뒷걸음질쳤지만 3분기와 4분기는 플러스 성장했다.

4분기 기준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5%, 4086억 달러 증가한 26조 1300억 달러를 나타냈다.3분기에는 7.7%, 4754억 달러 불어났다.

미국의 전분기 대비 분기 성장률 추이. 사진=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미국의 전분기 대비 분기 성장률 추이. 사진=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세부 내용은 다소 엇갈렸다. 긴축 충격에도 대면활동 관련 소비가 유지되며 소비 개선세는 견실했다. 미국 경제의 68%를 차지하는 개인 민간 소비자는 4분기에 2.1% 증가했지만 3분기 성장률(2.3%)을 조금 밑돌았다. 명목 개인소득은 3110억 달러에 전분기 증가규모(2831억 달러)를 앞질렀다.  개인저축은 3분기 5077억 달러에서 4분기 5529억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실질 민간투자는 주거용과 장비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됐지만 연율 1.4%증가했다.

수출은 3분기 만에 감소했다. 수출은 상품 중심으로 1.3% 감소했다. 에너지 수출 효과가 약화된 가운데 대외 수요가 위축된 결과다. 그럼에도 재화 중심으로 부진한 내수에 수입이 4.6% 줄며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큰 폭으로 확대된 0.6%포인트를 나타냈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고장자산투자는 6.7% 감소하며 3분기째 줄었다. 금리 급등 여파로 주거용 투자가 26.7% 급감했다. 침체 우려에 장비투자가 3.7% 감소했으며 지식재산권투자 역시 5.3% 느는 데 그쳤다. 재고 성장기여도가 0.6% 포인트로 개인투자는 소폭 증가했다.

민간 부문의 엇갈린 성장에도 정부지출과 재고 성장기여도 개선으로 양호한 헤드라인 지표 발표가 가능했다. 정부지출은 주와 지방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에 3분기와 동일한 성장세(3.7%)를 기록했다.

컨네이너 선박이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컨네이너 선박이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2022년 연간 GDP는 명목달러 기준으로 25조 46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9.2%(2조 1500억 달러) 불어났다. 

이날 별도로 발표된 지난해 12월 내구재 주문은 전년 동월에 비해 5.6% 증가하면 시장예상치 2.4%를 웃돌았다. 또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도 18만6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6000명 감소해 지난해 4월 22일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예상치는 20만 5000건이었다. 

그럼에도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경기침체 활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CNBC는 꼬집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억제를 위해 지난해 연 4.25~4.50%로 금리를 올렸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 치다.이에 따라 기술업종 기업들의 투자가 줄면서 경기 전망도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11대 회계회사이자 투자자문사인 플랜트 모란(Plante Moran)의 짐 베어드(Jim Baird) 최구투자책임자(CIO)는 "2022년 상반기 경제가 취약하지 않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사하듯 미국 경제는 튼튼하지 못하다"면서 "민간소비 덕분에 경제가 확장했지만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더 현저한 경기둔화에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하건형 연구원은 27일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일시 성장 요인 약화, 긴축 충격에 향후 성장세 둔화 우려,  물가 급등과 긴축 충격에도 양호한 성장률이 발표됐다"면서 "공급망 정상화와 리오프 닝 수요에 따른 소비 호조, 재고 확충, 정부지출 확대가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다만 성장세 호조는 일시 요소에 기반했다. 리오프닝 수요는 마무리 국면이며 재고 확충 효과를 추가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긴축 충격이 주택에 이어 기업투자 부문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연초 이후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아직은 고용시장 호조가 이어지는 만큼 성장 하단은 지지되겠다"면서도 "이연수요가 지탱한 고용호조가 마무리되는 2분기부터 성장세 악화가 가팔라질 수 있어 지난해의 양호한 성장률에도 올해 역성장을 우려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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