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 원유, 미국 정유공장 화재로 중국 수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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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산 원유, 미국 정유공장 화재로 중국 수출 급증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3.01.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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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되는 캐나다산 원유량이 급증하고 있다. 유종이다. 정유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값이 싸다.  이런 캐나다산 원유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 정유공장의 화재로 생산이 중단되자 갈곳을 잃은 캐나다산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캐나다는 통상 앨버타주 오일샌즈에서 뽑아낸 원유를 퀘벡주와 온타리오주, 미국으로 보내 정제하고 있는데 2020년 기준으로 생산량의 82%를 미국에서 정제하고 나머지 17%를 캐나다내에서 정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캐나다 석유업체들은 원유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캐나다 정유공장은 중질유 처리에 적합지 않다고 한다. 

캐나다 석유회사 썬코어에너지의 오일샌즈 노천광산 전경. 사진=썬코어에너지
캐나다 석유회사 썬코어에너지의 오일샌즈 노천광산 전경. 사진=썬코어에너지

캐나다 경제매체 파이낸셜포스트(FP)와 블룸버그는 지난 25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월 선적분 캐나다산 고유황 중질유 최소 700만t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FP는 보르텍사의 통계에 따르면, 이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Sinopec)의 수입회사인 유니펙(Unipec)이 300만 배럴을 가져가고,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 차이나와 인도 정유회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가 각각 200만 배럴을 사갈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유럽의 렙솔도 100만 배럴을 사들였다. 

캐나다 석유회사 썬코어에너지의 오일샌즈 표본. 오일샌즈를 가열해 얻는 원유는 고유황 중질유다. 캐나다는 오일샌즈 원유를 주로 미국에 보내 정제한다. 사진=썬코어에너지
캐나다 석유회사 썬코어에너지의 오일샌즈 표본. 오일샌즈를 가열해 얻는 원유는 고유황 중질유다. 캐나다는 오일샌즈 원유를 주로 미국에 보내 정제한다. 사진=썬코어에너지

이번 판매는 미국 정유사 2곳에 화재가 나 생산을 중단하면서 캐나다 원유업체들이 새로운 판로를 찾은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허스키의 오하이오주 톨레도의 정유공장은 지난해 9월 화재가 나 가동을 중단했는데 오는 2분기 말에야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공장은 하루 16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해 미드웨스트 지역에 휘발유와 디젤, 프로판 등을 공급해왔다. 콜로라도주 유일한 정유공장인 썬코어에너지 카머스시티 시설은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화재가 나고 각종 유독물질 유출사고 후 공장 가동을 중단해 오는 3월 말까지는 가동하지 않는다. 이들 정유공장은 월평균 300만 배럴의 캐나다산 원유를 정제한다.

캐나다 송유관망. 에드먼튼이 있는 주가 캐나다 석유산업의 중심지 앨버타주다. 사진=캐나다에너지당국
캐나다 송유관망. 에드먼튼이 있는 주가 캐나다 석유산업의 중심지 앨버타주다. 사진=캐나다에너지당국

캐나다는 원유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도 아시아와 유럽에 수출되는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앨버타주의 오일샌즈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11월 하루평균 396만 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캐나다 정부는 러시아 제재 여파로 캐나다의 원유생산량은 올해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2020년 하루평균 366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수출량은 2015년 304만 배럴에서 2017년 331만 배럴, 2018년 362만 배럴, 2019년 377만 배럴로 급증했다.이중 302만 배럴이 고유황 중질유, 나머지가 저유황 경질유다. 미국 원유 수입시장에서 캐나다산 원유 비중은 2020년 57%(334만 배럴)였다.

캐나다 수출 원유 중 경질유와 중질유 현황. 캐나다산 원유는 고유황 중질유가  대부분이다. 사진=캐나다정부
캐나다 수출 원유 중 경질유와 중질유 현황. 캐나다산 원유는 고유황 중질유가  대부분이다. 사진=캐나다정부

문제는 캐나다산 원윳값이 싸다는 데 있다. 원유의 비중이 높고 유황성분이 많이 정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이를 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캐나다 석유산업 주인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북동쪽으로 185마일 떨어진 콜드레이크유전에서 생산되는 '콜드레이크 원유(Cold Lake Crude)'가 대표 원유다. 미국 석유회사 엑슨모빌에 따르면, 콜드레이크원유는 아스팔트질의 중질 비투멘과 콘덴세이트다. 미국석유협회(API) 비중 20.1도, 황성분 3.75%이다. API 비중이 25도 이하면 중질유(重質油)로 분류된다. 황성분이 0.6%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사워(sour) 원유 즉 고유황 원유, 그미만이면 스위트(sweet) 원유다. 브렌트유의 황함량은 0.35%,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는 API 39.6도, 황함유량 0.24%다.

콜드레이크원유는 수출시장에서는 멕시코만에서 출하되는 ICE 벤치마크 원유인 브렌트유에 비해 22달러 아래에 거래된다. 캐나다 국내 시장에선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비해 배럴당 14.85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다.  

그래도 무시못한다. 박리다매다.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들이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게다가 코로나19 규제해제와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수요는 급증하고 있어 러시아 원유 대체 시장을 찾아야 한다. 값도 싸고 물량도 많은 캐나다는 매력있는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캐나다산 원유를 더 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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