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증권가 여전히 '매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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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증권가 여전히 '매수의견'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1.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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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사업 부진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분의 1토막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무려 97% 감소했다. '어닝쇼크(실적 충격)'이다. 연간 매출액은 3000조를 넘었고 영업이익은 43조 원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삼성전자는 주식시장에서 6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약 70% 감소한 4조36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일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약 70% 감소한 4조36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일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31일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 원, 영업이익 4조36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9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95%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6조9200억 원)를 크게 밑돌았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60.37%나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301조7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특수로 역대 실적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8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99% 줄었다.

영업이익은 메모리 가격 하락 심화, 재고자산 평가손실 관련 영향과 함께 MX의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전분기에 비해 6조 5500억 원 감소한 4조 3100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6.1%로 전분기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가 이달 6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4조3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적 버팀목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고,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로 스마트폰과 세트(완성품) 수요가 예상보다 더 위축된 영향이 컸다.

4분기 부문별 실적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매출 20조700억 원, 영업이익 27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7% 급감했다. 증권가 전망치는 5000억~9000억 원 수준이었다.

메모리사업부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는 메모리사업부가 사실상 적자 전환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지만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분기와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를 늘렸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매출 9조3100원억 원, 영업이익 1조82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가 확대되고 액정표시장치(LCD)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이 완화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 원, 영업이익 1조6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맡고 있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다. TV 사업을 맡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 영향과 네오(Neo) QLED TV,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생활가전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 8K TV.네오 QLED 8K TV를 포함한 QLED TV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아이 케어(Eye Care)' 인증을 획득했다. VDE의 블루라이트∙UV 광무해성, 멜라토닌 억제 수치, 화면 깜빡임과 색 정확도 등의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네오 QLED 8K TV.네오 QLED 8K TV를 포함한 QLED TV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아이 케어(Eye Care)' 인증을 획득했다. VDE의 블루라이트∙UV 광무해성, 멜라토닌 억제 수치, 화면 깜빡임과 색 정확도 등의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사진=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미래 먹을거리인 자동차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하만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사업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대비해 서버·PC용 DDR5 수요 대응을 위한 준비를 확대하는 한편, LPDDR5x 등 모바일 고용량 제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을 세웠다. 

지난 4분기 최대 실적을 낸 파운드리 사업은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갤럭시S23 등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도 판매를 늘려갈 방침이다. 생활 가전은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등 신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비용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단기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반도체 부문은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시장과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에 삼성전자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맡고 있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이익이 모두 줄었다.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갤럭시 S21 울트라 S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맡고 있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이익이 모두 줄었다.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갤럭시 S21 울트라 S펜. 사진=삼성전자

한국투자증권의 채민숙 연구원은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잠정 실적 대비 변동은 없었다"면서도 "D램 영업이익률은 10%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낸드가 적저 전환하면서 메모리 부문이 영업적자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채민숙 연구원은 "1분기는 계절상 비수기인 데다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유의미한 판매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수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상반기까지 메모리 부문은 적자가 지속되겠지만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 D램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하면서 실적반이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도 "잠정실적 발표 이후 작성한 추정치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와 가전이 적자 전환이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면서 1분기에도 메모리 실적 부진을 예상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2분기에 가격 하락폭이 완화되고 출하량이 증가하며 적자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오는 3분기에 흑자 전환하겠지만, 실적의 저점은 올해 1분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8만 3000원을 유지했고 하나증권은 매수의견과 목표가 7만8000원을 제시했다.유진투자증권은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7만2000원을 유지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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