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올해 금리 인하 없을 것"...Fed 기준금리 0.25%P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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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올해 금리 인하 없을 것"...Fed 기준금리 0.25%P 상향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2.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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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연 4.5~4.7%%...한은 금리인상 부담 덜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0~4.75%로 올라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렇지만 당초 예상한 0.50%포인트 보다 낮은 인상률에 미국 뉴욕 주식시장은 긍정 반응해 주요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Fed가 예상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통상 수준으로 낮춤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완화 과정에 있다"고 발언하고서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완화 과정에 있다"고 발언하고서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Fed는 지난달 31일에서 1일까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4.50%~4.75%가 됐는데, 이는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Fed는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12월에는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하는 등 유례없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Fed는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책 당국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발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Fed의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하려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개월 물가 지표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최근 전개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장기적으로 고용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화하려면 지금 물가를 잡을 수밖에 없다"면서 "역사는 너무 일찍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현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물가안정을 위한 매파적 입장에서 성장과 물가의 균형으로 선회했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통화 기조 변화가 제한적인 성명서와 달리 조건부 통화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디스인플레이션 속 물가 안정에 쏠린 정책 목표가 경기로 일부 이동시켜 균형을 잡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Fed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면서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예상보다 이른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연초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3월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럼에도 긴축 가속화 우려는 완화됐으나 되레 금리 인하로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Fed가 과대 긴축을 통해 물가 속락을 유도하기보다 점진적 물가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은 재화 부문에서 비롯되는 데 식료품과 에너지, 내구재 등 전체 물가에서 40%를 차지하는 재화 물가가 빠르게 안정된 까닭"이라면서 "주거비와 비주거비서비스는 최근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나 여전히 높은 레벨을 유지 중이고 특히 견고한 고용시장 환경이 유지되는 한 인건비 비중이 높은 비주거서비스의 빠른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상황에서 정책 목표 달성(2%)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물가 경로 시나리오.사진=신한금융투자
미국 물가 경로 시나리오.사진=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의 채권 담당 김상훈 연구원은 2월 FOMC와 관련해 '명분이 없는 파월'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12월에 이어 2차례 연속으로 인상 속도 조절을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성명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2가지라고 지적했다. 즉 인플레이션 판단을 소폭 하향조정한 것과 향후 인상 기조와과련해 '속도(pace)'에서 '정도(extent)'로 단어를 변경해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근접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파월 기자회견 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하락하고 증시가 1%이상 반등한 것에 대해 김 연구원은 파월이 최근 완화적 금융환경(financial conditions)에 크게 반발하지 않았고, 이번 금리 인상기에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완화) 인정발언을 한 것, 연내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민지희 연구원은 "Fed 긴축은 예고한대로 5%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리세션 프라이싱이 강화되면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포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지희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대응과 관련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50%에서 금리 동결에도 국내 물가상승이 5%대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면서 "금통위 긴축 경로는 Fed 금리인상에 달려있으나 수출과 광공업생산 등 국내 성장에 대한 우려는 미국보다 심화하고 한은도 국내 경기침체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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