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올들어 무려 40% 상승했다. 유럽연합(EU)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 핵심원자재법(CRMA)과 미국 IRA의 후속 시행령의 수혜기목으로 지목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13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비해 7.13%(8700원) 오른 것이다. 이달 들어 1일 이후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1일 10만92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불과 9일 만에 19.68% 올랐고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종가(9만3400원)에 비하면 39.93%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2조 7826억 원으로 껑충 급증했다.
주가상승을 떠받칠 호재가 넘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 1월 테슬라의 실적 발표 등으로 완화됐고,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후속 시행령 등 전기차 시장에 우호 정책이 예고되면서 이차전지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중 발표될 유럽 CRM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위기가 커지자 유럽이 내놓은 대안으로 유럽판 IRA다.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인데, CRMA가 발표되면 유럽 현지에 공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수혜 종목 중 하나가 에코프로비엠이다.
IRA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제품의 수혜 대상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광물이 적용 비율 이상 북미에서 재활용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의 폐배터리 자회사인 에코프로CNG도 IRA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가 예정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는데 현재 총 생산량(CAPA)는 4만8000t 수준이다.
김현수 연구원에 따르면, 유럽 내 정제 리튬 수요의 최소 30%는 유럽 내부에서 공급돼야 한다. 현재 유럽 내 리튬 정제시설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은 없지만 에코프로비엠은 네덜란드 리튬 기업인 AMG리튬의 독일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공급받아 헝가리 양극재 공장을 가동 예정이라는 점에서 일부 수혜가 예상된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김현수 연구원은 "메탈 관련 소재 공장을 설립 중인 성일하이텍, 설립 예정인 LG화학,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45.60%를 가진 에코프로이며 이룸티앤시도 5.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창업자는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16년에코프로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로 신설됐다. 경북 포항출신의 이동채 회장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영남대를 야간대학으로 졸업했다. 삼성그룹에 입사했다가 퇴사한 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회계법인에서도 일했다. 1998년 10월 서초동 골목길 10평 짜리 단칸 사무실에서 에코프로를 시작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