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 지난해 미수금만 8.6조, 주주 배당 않기로
상태바
가스공 지난해 미수금만 8.6조, 주주 배당 않기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2.24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액·영업이익은 모두 증가...부채비율 500%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한국가스공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원료비 미수금(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천연가스 수입대금)이 8조 6000억 원에 이르면서 부채비율이 50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가를 무려 35.5% 낮은 4만 원을 제시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원료비 상승에도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해 회수하지 못한 원료비 미수금이 8조 6000억 원에 이르렀다.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사실상 손실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올해 주주 배당을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가 원료비 상승에도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해 회수하지 못한 원료비 미수금이 8조 6000억 원에 이르렀다.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사실상 손실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올해 주주 배당을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는 24일 지난해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51조 8000억 원으로 전년(27조 5000억 원)에 비해 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4634억 원으로 99% 증가했다고 공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가스공사는 전날에 비해 1.63% 오른 3만1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나증권 목표가까지는 28.2%의 상승여력이 있다. 

호주 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GLNG), 이라크 바드라사업 등 실적이 개선되며 해외사업 영업이익이 4476억 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어난 게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55% 증가한 1조 4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1조1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7% 늘었다.매출액은 18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2% 증가했다. 

가스공사의 실적이 이처럼 좋은 것은 판매물량은 3840만t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도입단가 상승으로 용도별 평균 판매단가가 민수용 16%, 산업용 82%, 발전용 116% 각각 오른 데 따른 것이다.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판매 요금 인상 등이 가세했다.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야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야경. 사진=한국가스공사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장부상의 실적일 뿐이다. 사실상 손실인 미수금이 급증하면서 재무구조는 오히려 나빠졌다. 
민수용(주택용)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8조 6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LNG 가격은 폭등했지만,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억제되며 미수금이 크게 쌓였다.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미수금이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가스공사 부채비율은 500%로 껑충 뛰었다. 전년 대비 무려 120%포인트 증가했다.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190%포인트 증가한 643%를 기록했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가스요금을 메가줄(MJ) 당 10.4원(분기당 2.6원)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 가스공사는 장부상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천연가스 안정 도입을 뒷받침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수립이 절실히 무배당을 결정했다.

가스공사는 그동안 순이익의 최대 40%를 주주에게 배당했다. 가스공사의 1, 2대 주주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한국전력으로 각각 26.9%, 2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무배당 결정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포인트,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33%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정부와 가스공사는 전망한다.

그럼에도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스공사가 미수금을 해소하려면 요금을 MJ당 39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올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당초 2분기에 비교적 큰 폭의 요금 인상을 추진한 정부가 최근 '속도 조절' 방침을 밝히면서 2분기에도 대폭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문제가 해결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과거 배당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미수금 누적 지속과 배당 재개 여부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일정 부분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물가 상승 부담 등을 감안하면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다만  에너지 가격 약세로 해외 사업 수익은 감소하는 가운데 별도 이익은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투자 매력 개선 여부는 불투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마디로  미수금 축소를 위한 요금 조정이 이뤄지는 동시에 배당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유 연구원은 판단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