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에니'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CEO 연임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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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에니'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CEO 연임 파란불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2.1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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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최대인  국영석유회사 에니(ENI)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Claudio Descalzi) 최고경영자(CEO.64)가 연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014년 마테오 렌지 정부에서 처음으로 CEO에 임명된 데스칼지의 두 번째 임기는 5월에 끝나며 이탈리아 정부는 그의 연임여부를 3월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최고경영자(CEO). 사진=에니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최고경영자(CEO). 사진=에니

이탈리아 정부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 지정학상 민감한 지역을 상대해 그곳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에니에게 이익을 가져오는 동시에 수익성을 크게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노련한 지도자 데스칼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스칼지는 새로운 이사회와 함께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정치권의 고위 소식통 4명의 말을 인용해 이탈리아 정부가 ENI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CEO를 다시 임명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집권 중도좌파 민주당의 한 정부 인사는 로이터통신에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데스칼지는 재선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고 확충에도 크게 기여하는 에니는 이탈리아 에너지 정책의 핵심 요소였으며 광범위한 해외 진출로 이탈리아의 외교 정책에도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경제장관은 지난 15일 "매우 가치 있는 사람들이 공기업을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가 언급한 회사에는 거대 유틸리티 공기업인 에넬(ENEI)과 방산그룹 레오나르도도 포함돼 있다.

집권 연립여당의 다수파인 ‘반체제 5성 운동’은 데스칼지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회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데스칼지의 재임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 회원이 전했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CEO. 사진=에니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CEO. 사진=에니

밀라노 출신인 데스칼지는 1979년 밀라노 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입사했다. 오일가스 분야 석유 엔지니어로 입사한 그는 북해와 리비아, 나이지리아, 콩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1994년 에니의 콩고자회사 전무, 1998년 에니의 나이지리아 자회사 NAOC 대표이사 전무, 2002년 이탈리아, 아프리카, 중동 담당 부사장, 2005년 탐사생산 분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에니영국 회장직을 수행했다. 

데스칼지는 지난 2014년 마테오 렌지 정부가 처음으로 CEO에 임명했다. 렌지의 이탈리아 알리베당은 현재 집권 연립당의 소수파로 전락했다.  

그간 ‘반체제 5성운동’은 데스칼지가 2011년의 나이지리아 석유거래와 관련해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를 호되게 비판해왔다.  물론 데스칼지는 여전히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다.

이탈리아 국영 기업의 CEO 임명은 역할과 중요성 때문에 치열한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돼 왔다. 대화 결과에 따라 결과는 정치적으로 예기치 않게 바뀔 수 있다.

에니 지분 4.34%와 국영 금융기관인 CDP 지분 25.76%를 보유하고 있는 재무부는 에니의 이사진 9명 중 6명을 임명할 권리가 있다. 재무부는 곧 신임 CEO의 이름이 포함된 이사진 후보 명단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데스탈지는 이집트와 모잠비크에서의 주요 탐사에 성공해 에니를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석유 가스 탐사 기업 중 하나로 부상시켰다. 그는 북미산 셰일가스와 가격 경쟁을 피해 왔고 최근에는 걸프만에서 수많은 계약을 맺어 투자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의 리더십에 논란이 없지는 않다. 이탈리아 검찰은 에니와 로얄 더치 쉘에 대해 구매 가격의 상당 금액이 에이전트와 중간상에게 뇌물로 돌아갈 것을 알면서도 나이지리아 유전지를 13억 달러에 인수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석유산업계 최대의 뇌물 스캔들 중 하나였다.

거래 당시 에니의 탐사와 생산 사업을 이끌었기 때문에 데스칼지가 포함된 이번 재판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새 CEO 선임 절차가 끝나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에니와 쉘은 데스칼지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혐의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혼란이 가중되는 리비아에서 에니를 최대 외국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로 유지시키고 있는 데스칼지를 CEO로 유지시키길 원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은 "현재의 이탈리아 정부는 기반이 약하고 정부의 메시지는 배를 최대한 덜 흔드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스칼지의 경험은 에니가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투자자들의 압력에 대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데스칼지는 2015년 에니에 그린 에너지 유닛을 설치하고 2030년까지 탐사와 생산 운영에서 배출되는 순 탄소배출량 목표를 제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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