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판매가 최소 35% 올려야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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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판매가 최소 35% 올려야한다는데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3.0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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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체를 비롯해 식품업체들이 원부자재값 등의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 인상여부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밀과 옥수수, 설탕 등 원부자재 국제 가격이 뛰고 있는 탓에 판매가 인상은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과제가 됐는데 정부가 물가관리 차원에서 인상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탓이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판매가를 인상해야 하는 식품업계가 정부의 강한 압박에 속을 끓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일부 제품의 출고가격을 9.8% 인상했다.서울 용산의 한 대형 마트 커피 판매대. 사진=박준환 기자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판매가를 인상해야 하는 식품업계가 정부의 강한 압박에 속을 끓이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일부 제품의 출고가격을 9.8% 인상했다.서울 용산의 한 대형 마트 커피 판매대. 사진=박준환 기자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에 이어 CJ제일제당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CJ제일제당은 전날부터 편의점 판매용 고추장과 조미료와 면 제품 출고가를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원부자재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쓰오우동, 얼큰우동, 찹쌀떡국떡 등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9.5% 올릴 계획이었다. 고추장 등 조미료와 장류 6종 가격은 최대 11.6%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전면 백지화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이에 대해  "원가 및 비용 부담은 여전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편의점 판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의 가격 인상 계획을 전면 철회한 데 대해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서울 방배동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13개 식품기업 고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식품업체 가격 인상 현황. 사진=하나증권
주요 식품업체 가격 인상 현황. 사진=하나증권

식품업계 내부에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있는데도 적기에 요금을 올리지 않은 탓에 한국전력 경영이 부실해지고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폭탄을 받는 일이 식품업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염려한다. 인상요인이 쌓이는데 올리지 않았다가 다음에 한꺼번에 올릴 경우 식품업계만 전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주요 카테고리별 음식료 업체 판가 인상 폭. 사진=하나증권
주요 카테고리별 음식료 업체 판가 인상 폭. 사진=하나증권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은 밀가루와 설탕, 유지 등 소재업체들은 최소 35%, 가공식품 업체들은 최소 15% 이상 판매가를 올려야 한다는 산업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2021년~2023년 1월 누계 음식료품 생산자물가지수는 15.3% 상승했다"면서 "판가 인상 뉴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 시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한 이후 음식료 업체들의 평균 판가 전가 폭은 16% 내외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들의 '달러 기준 곡물 투입가'는 상승 싸이클 이전(2020년 상반기 기준, 2020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에 비해 50~60%, '원화 기준 곡물 투입가'는 60~70%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밀가루, 설탕, 유지 등) 업체들은 원가율 감안 시 최소한 35%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고 가공식품 업체 들은 최소한 15% 이상의 판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틸리티나 인건비 등 다른 비용 상승 분까지 감안한다면 최소한의 판가 인상 만으로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쉽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심 연구원은 결국 가시적인 마진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 판가 인상'이나 '매크로(거시) 환경 개선(곡물이나 환율 하락)'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곡물가는 곡물 싸이클(평균 주기인 약 2년 7개월)과 라니냐 종식 시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 변곡점을 형성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환율은 소폭이나 하락하기 시작해 음식료 업체의 곡물 투입가는 1분기를 고점으로 직전분기에 비해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추정했다. 곡물 투입가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하락하는 시점은 3분기가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주요 업체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개선 전망.사진=하나증권
주요 업체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개선 전망.사진=하나증권

올해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업종 주가는 2분기 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는 기저효과가 큰 만큼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까지 추세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종 밸류에이션이 12개월  PER 11배에 불과 해 역사적 하단에 위치한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을 염두한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업체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업체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그는 탑픽(최선호주)은 CJ제일제당(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62만 원)을 유지하며, 중소형주는 롯데칠성(매수, 24만 원)과 롯데제과를 추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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