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포리와 갈매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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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리와 갈매기의 추억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3.03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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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선착장은 예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입니다. 보문사라는 큰 절이 있는 석모도로 가려면 배를 타고 넘어가야 했습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페리선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의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의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강화도 외포리에서 석모도로 가는 뱃길은 1.3km에 불과했지만 수많은 추억을 낳았죠. 특히 연신 울어대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는 사람들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큰 배의 스크루가 돌아가면서 일으키는 흙탕물 갯물도 장관이었습니다.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을 나는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을 나는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그러나 2017년 6월 연륙교인 '석모대교'가 개통하면서 더 이상 배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외포리 선착장도 점차 애물단지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앞섭니다. 그래도 외포리는 아직도 우리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 돼 있습니다. 특히 외포리 항은 물론, 페리선 위로 나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낚아채려는 예리한 눈은 여전히 매섭습니다.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 선착장 주변을 나는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외포항 선착장 주변을 나는 갈매기들. 사진=박준환 기자

2017년 3월2일 페리호를 타고 석모도로 들어갔습니다. 갈 땐 비가 오질 않았지만 나올 무렵 어둑할 땐 바람도 비도 세찼다. 갈매기도 지쳐보였습니다.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자동차를 몰고 석모도와 보문사를 여러 차례 다녀왔고 외포리도 둘러봤습니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이 찾지 않아도 외포리는 그 자리에 있었고 어시장 또한 여전히 활기찼습니다. 짠 바다내음도 여전했습니다. 바로 옆에 경사진 언덕에 있는 망양돈대에 올라 포대 구멍으로 멀리 바다를 처다봤습니다. 이 곳은 삼별초군이 1270년 6월1일 공고문에 대항해 궐기한 근거지이지요.

젓갈과 생선을 사서 돌아오는  기자의 눈과 코는 갈매기 울음소리, 눈빛, 바닷내음으로 가득했습니다.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선착장 난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 사진=박준환 기자
경기도 강화군 외포리 선착장 난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 사진=박준환 기자

외포리를 다시 한 번 가야겠습니다.

외포리(강화군)=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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