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둘기' 파월의 입을 바라보는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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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둘기' 파월의 입을 바라보는 한 주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3.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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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둘째 주 전 세계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입과 미국 정부가 내놓을 2월 고용보고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 강도높은 통화긴축에도 인플레이션과 고용, 소비 등 경제지표가 여전히 건실하다. 매파와 비둘기파 성향의 발언을 하고 정책을 펴 '매둘기'로 통하는 파월이 이번에도 매파 성향의 발언을 이어갈 지가 초미의 관심시다. 그는 아마도 본인의 발언 후에 나올 고용보고서를 미리 짐작하고 발언 수위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는 7~8일 의회 증언에 나선다. 그가 금리인상을 시사할지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사진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는 7~8일 의회 증언에 나선다. 그가 금리인상을 시사할지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사진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12월에는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 텝'에 이어 1월에 또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하면서 경기과열을 막으면서도 긴축의 강도를 조금씩 완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0~4.75%인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금융센터와 Fed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오는 7~8일(현지시각) 의회 증언에 나선다. 이번 증언은 3월 FOMC를 2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의원들은 금리인상 강도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관련 질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계속해서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면 금리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비둘기 성향보다는 매파 성향의 발언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Fed 인사들은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계속 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면서 금리를 추가 인상한 후에 상당 기간 해당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의 모멘텀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며, 5.0%~5.5%의 최종금리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의 콜린스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금리 수준은 경제지표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미셸 보우먼 이사는 강력한 금리인상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나친' 금리인상으로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미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의 발언은 10일 나올 2월 고용보고서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양호한 지표'가 나온다면 Fed의 금리인상 기조에 탄력을 불어넣을 공산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달 전년 동월에 비해 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5.1%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달 전년 동월에 비해 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5.1%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가 가게에서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실업률은 1월과 같은 3.4%를 나타내는 반면, 신규 고용은 21만 5000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촉발시킨 1월(51만 7000명)에 비해 절반 미만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고용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약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Fed의 인플레이션 안정 노력이 긍정의 횩과를 내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물론 Fed가 이번 결과를 당장 통화정책에 적극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Fed는 앞으로 나올 통계를 기반으로 긴축 강도와 수위를 조절하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할 공산이 크다. 

CME의 페드워치(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는 6월 정점(5.25%~5.50%)에 이른 후 해당 수준을 계속 유지하다가 내년 3월에 0.25%포인트의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미국의 금리는 한국과 견줘 올해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게 온당하다. 한미간 금리차가 커지면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환율이 급등하며 증시가 하락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한국 통화정책 당국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질 수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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