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금리인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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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총재"금리인하 시기상조"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3.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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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기준금리 3.75%로 인상 가능성 열어놔
신한투자증권 "스탠스 변화 없어, 대외여건에 달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금리인하는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을 예상했는데, 그 뒤에도 물가 목표치인 2%대로 수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목표 물가를 3%로 올리는 것은 단기로는 확고하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또 부동산 대마불사는 미래에도 계속될지 생각해봐야 할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2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과 향후 물가 와 금리 방향,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발언했다. 

이총재는 "현재 물가는 4% 후반으로 올해 말까지 3%대까지 물가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을 볼 때까지 금리를 올리냐, 동결하냐를 고민할 것"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 인하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4.8% 올라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다.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향후 3개월까지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 두자고 했다"면서 "3개월 이후 어떤 결정을 할지에 대해서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결정,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기회복, 부동산 시장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금리를 올릴지, 그대로 있을지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50%인 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0~4.75%로 최대 1.25%포인트 차이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 시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4.75~5%, 0.50%포인트 인상 시 5.00~5.25%로 돼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로 벌어진다. 

환율 흐름 전망에 대해서는 이 총재는 "최근 환율 인상을 금리 동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하면서 달러 가치가 올라 환율도 오른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변동 환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환율이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격차 확대는 하나의 요인일 뿐, 지금은 달러 방향성이 환율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금리차가 200bp(1bp=0.01%포인트) 이상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보다는 강 달러의 추가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고 이 총재는강조했다.

이 총재는 은행 과점에 대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가격에 영향을 주는 등 과점 체제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막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민간에 대한 발전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가 오를 때 예대마진도 확대되는 구조인데, 은행 스스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해 집값이 평균 19~20%나 빠르게 하락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했다"면서 "올해 1~2월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녀들이 대출로 집을 사려 한다면 어떤 조언을 주겠나'는 질문에 이 총재는 "부동산 대마불사,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시장에) 잡혀있다"면서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24만9000명이었다. 30년 전인 1992년 73만1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안재균 연구원은 이 총재의 간담회 발언과 관련해 "스탠스가 변화가 없다"면서"이제 시선은 대외 여건에 집중된다"고 평가했다.안재균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는 통화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낮추는 부분"이라면서 "과도한 쏠림 시 적극 대응한다는 점도 시장안정조치를 앞둔 발언으로 해석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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