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BOJ 총재"금융완화 정책 유지"
상태바
구로다 BOJ 총재"금융완화 정책 유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10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정책 정상화 과제, 우에다 가즈오 총재 몫으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구로다 총재는 금융완화 정책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고 잘라말했다.이로써 2013년 4월부터 10년째 이어진 금융완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제는 4월9일 취임하는 우에다 가즈오 차기 총재의 손으로 넘어갔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구로다 총재는 임기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구로다 총재는 임기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아사히신문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일본언론 보도에 따르면, BOJ는 1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는 0%±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BOJ는 또 일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매입해 돈을 푸는 조치도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20일 장기금리 변동 폭을 연 0.25%에서 0.5%로 확대해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이후 두 차례 연속으로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아울러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유지됐다. 이는 10년 장기 국채 금리 목표를 0%수준으로 정해놓고 단기 마이너스 금리와 장기 국채 매입량을 조절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는 2013년 3월 취임한 구로다 총재의 마지막 회의였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장기금리 변동 폭을 추가로 확대하는 등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축소해 우에다 가즈오 차기 총재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구로다 총재는 초완화적 통화정책 출구전략을 차기 총재 몫으로 남기는 쪽을 선택했다.

구로다 총재는 BOJ 최장수 총재로 아베노믹스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아베노믹스의 골자는 통화완화, 재정지출확대, 민간부문 투자 촉진 등이 세 가지다. 일본 엔화 가치 하락과 증시 부양의 효과를 가져왔으나 대규모 국채 매수 등으로 자산시장을 왜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도쿄 BOJ 본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래 지속한 디플레이션 때문에 물가와 임금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념을 고착시켰다"면서 "이는 도한 안정되고 지속가능한 2% 물가목표 달성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금융 완화 출구 전략에 대해서는 구로다 총재는 "출구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2023년이라든가 2024년 단계에서 출구가 된다든가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일본은행) 총재, 부총재 아래에서 그런 상황(출구전략이 가능한 환경)이 됐을 때 적절한 출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BOJ는 이날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올해 중반부터 물가 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극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4.2% 올랐다. 41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었다.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가 겹친 결과였다.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1.67% 내린 2만8143.97엔으로 마감했다. 미국 뉴욕 주식시장 등 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엔화 가치도 큰 변화는 없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화와 견준 엔화 환율은 전날보다 0.1% 오른 136.6엔 안팎에서 움직였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차기 총재로 내정된 우에다 가즈오 전 심의이원. 사진은 2017년 5월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과 교수 시절 모습.사진=워싱턴포스트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차기 총재로 내정된 우에다 가즈오 전 심의이원. 사진은 2017년 5월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과 교수 시절 모습.사진=워싱턴포스트

앞서 일본 의회는 이날 오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후보자의 취임을 승인했다. 우에다 총재는 최초의 경제학자 출신 총재로 오는 4월9일 취임해 BOJ를 이끈다. 우에다 총재는 다음달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처음으로 주관하는 데 통화완화 정책을 정상화할지에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우에다는 지난달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통화완화정책을 서둘러 중단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당시 우에다는 "현재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며 서둘러 통화긴축을 하는 것은 경제 회복에 부정의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경제를 지원하고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돕기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에다는 물가와 관련해서는 4월 시작하는 2023 회계연도 중간쯤 2%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