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물가가 4개월 만에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에다 달러강세로 2월중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까지 100원 가까이 뛴 영향이 컸다.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환율효과로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수출물가도 상승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8.03으로 1월에 비해 2.1% 올랐다. 전월대비로는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0.5% 내렸다. 2021년 2월 이후 2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은 국제유가와 환율 수입물가를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82.11달러로 1월(배럴당 80.42달러)보다 2.1% 올랐다.국제유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1.1%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평균 1242.25원에서 지난달 평균 1270.74원으로 1.9% 상승했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갔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서는 2.7% 내렸다.
환율상승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과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오르면서 원재료가 전월 대비 2.2% 올랐고 중간재도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4%, 1.7%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농림수산품은 5.5% 내렸고 광산품은 0.9% 내렸다.석탄과 석유제품도 9.2% 하락했다. 1차 금속제품은 1.1%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옥수수 8%, 쇠고기가 6.9% 하락했고 원유값은 5.7%, 나프타 16.9%, 벙커C유도 10.3% 각각 내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5.17로 전달에 비해 0.7%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역시 환율효과가 반영됐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물가는 반도체 가격 약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3월에도 수출입물가가 뛸 수 있다는 점이다. 3월 들어 10일까지 환율이 전월 동기 대비 평균 3.1% 올라 '강달러'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은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긋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나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온 실리콘밸리은행(SVB)가 10일 파산하면서 금리인상 설은 쑥 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와 환율상승 추세도 수그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구리와 니켈, 아연 등 비철금속 가격은 수요부진과 공급증가가 맞물려 하락하고 있어 국제원자재 가격상승 발 물가상승을 예단하기는 곤란한 실정이다.
한은 서정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원자재 가격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서 3월 수입물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3월에도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등한 효과가 작용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