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70달러 붕괴...푸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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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0달러 붕괴...푸틴 어쩌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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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글로벌 금융불안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원유를 회피하면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유가하락은 해양 운송을 하는 국제 곡물 시장에는 운송비 절감을 할 수 있는 기회지만 석유메이저들에게는 수입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국제유가 하락의 유탄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로 튈 수도 있다. 국제유가에 비해 할인된 값에 팔리는 우랄유 가격을 떨어뜨려  전비조달을 어렵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15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중소은행의 파산 여파가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로 확산될 조짐에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1년4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공급과 재고증가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각) 크게 하락했다. 캐나다 시민이 휘발유가 떨어지는 주유기를 들고 있다. 사진=댄 맥티그 블로그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공급과 재고증가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각) 크게 하락했다. 캐나다 시민이 휘발유가 떨어지는 주유기를 들고 있다. 사진=댄 맥티그 블로그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5.2%(3.72달러) 떨어진 배럴당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4.9%(3.76달러) 내린 배럴당 73.69달러에 마감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2021년 12월3일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7월 12일 7.9% 폭락 이후 약 8개월 사이에 가장 컸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중소 은행들의 잇단 도산 사태 직후 유럽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까지 번진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S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이 크레디트스위스에 추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불안 심리를 증폭했는 데 글로벌 금융권 위기 가능성이 재점화하면서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글로벌 원유 재고가 지난 1월 52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힌 것도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은 공급이 부진한 수요를 능가하는 교착점에 있다"며 특히 "재고가 18개월간 보지 못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IEA는 세계 수요가 올해 1분기에서 4분기까지 하루 320만배럴 증가해 올해 평균 2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급은 하루 1억160만배럴, 수요는 하루 1억2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도 유가에 강한 하락압력을 가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 12주 중에서 11주간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55만배럴 늘어난 4억8006만3000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만 배럴 증가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국제유가 하락으로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는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도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타스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국제유가 하락으로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는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도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타스통신

국제유가 하락의 불똥은 러시아라도 튀고 있다. 현재 러시아산 원유의 대표격인 우랄유는 배럴당 50달러 아래인 배럴당 4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WTI와 브렌트유가 하락으로 배럴당 45달러대까지 내렸다. 

러시아산 우랄유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러시아산 우랄유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유럽연합(EU)는 지난해 12월5일 해상운송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해상운송 원유는 EU가 수입하는 원유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EU와 G7,호주는 배럴당 60달러 이상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보험, 금융과 중개도 금지했다. 

러시아의 원유인 우랄유에 의존해온 핀란드는 지난해 7월부터 우랄유 수입을 중단하고 노르웨이산 원유 수입을 늘렸다.  핀란드가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전체 원유수입의 17%인 150만t에 그쳤다. 2021년에 비해 84% 줄어든 양이다.반면 노르웨이산 원유 수입은 전체의 65%인 565만 배럴로 증가했다.   온라인 외환중개사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시장 분석가는 "WTI가 이제 60달러 중반대로 떨어졌다"면서 "WTI 폭락세 흐름은 거시경제 전망이 얼마나 악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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