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하자 버핏, 옥시덴탈 주식 추가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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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하자 버핏, 옥시덴탈 주식 추가 매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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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은행 파산으로 경기침체 염려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유가가 하락하자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어엄의 주식을 추가로 대량 매수했다.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 시대에 버핏은 화석연료 기업을 중시한다는 증거물로 받아들여진다.

국제유가가 은행권 파산사태 여파로 17일(현지시각) 2%대 하락률을 보였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콜롬비아 유전의 석유채굴 펌프(노딩 당키). 사진=옥시덴털
국제유가가 은행권 파산사태 여파로 17일(현지시각) 2%대 하락률을 보였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콜롬비아 유전의 석유채굴 펌프(노딩 당키). 사진=옥시덴털

■은행권 불안에 WTI 등 국제유가 2%대 하락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은행들의 파산 여파가 다시 불거지면서 반등 하룻만에 하락했다. 주간 기준 국제유가는 2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셰브런, 엑슨모빌 등 석유메이저와 옥시덴탈 등 석유회사 주가가 하락했다.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2.36%(1.61달러) 하락한 배럴당 6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다. WTI 가격은 한 주간 12.96% 하락해 2020년 4월 17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WTI의 2주간 하락률은 16.24%에 이른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2.66%(1.99달러) 내린 배럴당 72.71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지난 10일간 15%가량 하락했다.

16일에는 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09%(74센트) 오른 배럴당 68.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1.18%(87센트)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하룻만에 내린 것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권 파산사태가 지속되면서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은 물론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며 주식과 원유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연초부터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은행의 타격은 경기 전반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더그 레그게이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3개 분기 동안 1억2000만 배럴의 원유가 저장소에 쌓였다"면서 "원유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JP모건의 분석가들은 전 세계 원유 재고가 4600만 배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유 시장이 두 달간 공급 과잉으로 5월까지 펀더멘털상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키 홀럽 옥시덴털 CEO. 사진=옥시덴털페트롤리엄
비키 홀럽 옥시덴털 CEO. 사진=옥시덴털페트롤리엄

유가하락에 석유주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석유메이저 셰브런 주가는 이날 1.26% 하락했고 엑슨모빌은 1.18% 떨어졌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가는 0.95% 빠진 58.48달러로 주저앉았다. 옥시덴탈 주가는 15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3달러 이상 급락하자 5.6% 하락한 56.8달러로 주저앉았다. 옥시덴탈 주가는 이번 주에 약 5% 하락했다

■버핏, 이달에만 옥시덴탈 주식 두 번째 추가 매수

옥시덴탈은 미국에서 내륙지역 유전 기준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원유가스 생산기업이자 미국 셰일기업 중 시추 예정 유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워런 버핏이 투자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을 이달에만 두 번 매수해 전체 지분이 23%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났다. 사진=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을 이달에만 두 번 매수해 전체 지분이 23%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났다. 사진=CNBC

버핏은 최근 유가하락에 이은 옥시덴탈 주가가 하락을 기회삼아 옥시덴탈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3월에만 두 번 사들였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된 새로운 규제 서류에 따르면,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3~15일 사이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식 790만 주를 매입했다. 매입단가는 56달러에서 61달러, 매입 평균가는 59.17달러로 총 4억 6670만 달러어치다.

버크셔는 옥시덴탈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로 영업일 기준으로 2일 안에 매수나 매도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해야 한다.

버핏은 앞서 지난 3일부터 3거래일간 총 580만 주를 매수했다. 매수단가는 59.85달러에서 61.90달러였다. 매수금액은 3억 5000만 달러 이상이다.  

두 번째 주식 매수로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옥시덴탈 보유 지분은 총 2억 800만 주로 늘어났다. 이는 옥시덴탈 전체 주식의 23.1%의 해당한다.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탈 주식 평가액은 약 120억 달러다. 이로써 옥시덴탈은 버핏이 보유한 10개 종목에 들어갔다.

미국 당국은 지난해 8월 버크셔해서웨이가 옥시덴탈 주식의 최대 50%까지 매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털 주식외에 추가로 옥시덴털 보통주 839만주 신주를 주당 59.62달러, 총 50억 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가 옥시덴탈 지분을 사들인 것은 배당금만 받는 게 아니라 지분에 비례해 옥시덴탈의 이익을 버크셔 수익에 부분 반영해 버크셔의 연간 수익도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버크셔가 크래프트 하인즈와 파일럿, 버카디아 등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어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이들 자회사 이익을 회사 수익에 반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키 홀럽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방송에 출연해 "며칠 전 버핏을 만나 석유와 가스 산업과 관련 기술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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