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 중 불공정 거래 의혹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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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상승 중 불공정 거래 의혹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3.2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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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대학 출신 회계사에서 시가총액 10조 원 기업 신화

코스닥 상장 2차전지 업체 에코프로가 전·현직 임직원들의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회사를 일군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에코프로 신화'에 이목이 쏠린다. 이동채 회장은 직장인에서 시작해 시가총액 31조 이상의 그룹을 만든 입지전의 인물이다. 이동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주회사 에코프로 지분 27%를 보유하고 지배하고 있다. 에코프로르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리튬화합물), 에코프로머티리얼즈(하이니켈 양극재 전구체), 에코프로에이치엔(친환경 종합 솔루션), 에크포르씨엔지(이차전지 리사이클링)을 거느리고 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검찰과 금융당국이 에코프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 3형제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 5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39만9500원)에 비해 0.88%(3500원) 오른 주당 4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0조 3966억 원으로 불어났다.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전날에 비해 2% 오른 20만 4000원, 시가총액 19조 9515억 원에 거래를 마쳤고 친환경 산업을 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29% 빠진 6만4700원에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은 9902억 원을 기록했다.

3사 시가총액 합계액은 31조 3443억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지배 종속 출자현황.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지배 종속 출자현황. 사진=에코프로비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6∼17일 충북 청주 소재 에코프로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국거래소가 임직원들의 이상 주식 거래 징후를 발견해 특사경에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2020∼2021년께 에코프로 전현직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코프로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들은 공시 전 공급계약정보를 활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0월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검찰과 이 전 회장 모두 항소, 2심이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지구 온난화와 같은 세계적인 환경 문제가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1998년 에코프로를 창업했다. 이 회장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당시 주택은행 은행원으로 취직해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야간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처음엔 환경 소재 사업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케미컬 필터 등을 개발하다 2004년 정부의 '미래 성장동력 - 초고용량 리튬 2차 전지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제일모직과 공동으로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 사업을 시작했다.

에코프로비엠과 국내 배터리 제조사 SK온, 포드가 생산시설 설립에 공동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각사 로고.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과 국내 배터리 제조사 SK온, 포드가 생산시설 설립에 공동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각사 로고. 사진=에코프로비엠

이 회장의 성장 기회는 2006년 찾아왔다. 제일모직이 양극재 기술과 영업권 에코프로에 매각하는 것을 제안한 것이다. 당시에는 배터리가 노트북, 공구 등 사용처가 제한적이어서 사업성이 낮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 회장은 2007년 관련 사업을 넘겨 받고 니켈계 양극소재 40t을 생산하는 설비를 준공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여 년 적자를 기록하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도 급속히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이차전지 제조사들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시가총액 10조612억 원(2023년 3월 20일 기준)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승승장구해온 이 회장은 이번에 불공정거래 의혹에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에코프로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가기 전 차명 증권 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매수한 뒤, 이를 팔아 약 11억 원 규모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이 회장은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이 전 회장 모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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