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공급과잉 해법 '가루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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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공급과잉 해법 '가루쌀'에 있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3.25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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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기업, 가루쌀 신제품 개발 손잡아

쌀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손을 맞잡았다. 가루쌀을 재배하고 이를 원료료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가루쌀은 재배 방식이 밥쌀과 비슷하지만 새로운 식품 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식량주권과 쌀 수급균형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루쌀 제품 개발에 정부와 식품업계가 손을 잡았다. 가루쌀은 식량주권을 지키는 자원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목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가루쌀 제품 개발에 정부와 식품업계가 손을 잡았다. 가루쌀은 식량주권을 지키는 자원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목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루쌀 제품 개발 지원 사업' 선정 식품업체 15곳과 제품 19개를 지난 22일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이날부터 사흘간 충남 당진시 사조동아원 공장에서 제분한 가루쌀 30여t과 제분하지 않은 원곡 등 총 45t을 15개 식품업체에 공급했다.

이번 사업 공모에는 77개 업체가 참여해 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이 사업은 정부가 1개 제품당 최대 2억원까지, 원료 구매부터 연구·생산·판매·소비자 평가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3년 개발되는 가루쌀 제품.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3년 개발되는 가루쌀 제품.사진=농림축산식품부

이번 사업에는 농심·삼양식품·SPC삼립·풀무원·해태제과 등 굵직한 식품 대기업이 참여한다.

농심은 볶음사출면에 가루쌀을 사용할 계획이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출시한 '짜장라면'에 가루쌀을 첨가해 '글루텐프리(gluten-free)'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밀가루와 달리 쌀가루는 글루텐이 없어 소화가 잘된다.

SPC삼림은 파운드케익 등 4종에 가루쌀을 첨가하기로 했고 성심담은 쉬폰케이크식빵에 가루쌀을 사용하기로 했다. 

가루쌀의 장점.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가루쌀의 장점.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해태제과는 초코과자 '오예스'에 가루쌀을 첨가해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고 농협경제지주는 현미칩에, 풀무원은 고단백스낵에 가루쌀을 넣기로 했다.

'군산 이성당’ 빵집으로 유명한 대두식품 등도 가루쌀빵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제품개발 사업에 선정된 식품업체는 연내 시제품개발과 소비자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쌀 가공식품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가루쌀 소비 저변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기업의 가루쌀 신제품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해 중장기로 새로운 소비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가루쌀 상용화를 본격화해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려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루쌀의 식품 원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식품연구원과 신세계푸드, 두리두리, 경희대와 경기대, 가천대 등 5곳은 ‘저당 쌀가루 이용 기술'을 개발한다. CJ제일제당과 다인소재,아이엔비솔루션즈와 전남대, 한림대 등은 '쌀가루 노화 지연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제품개발지원 사업과 연구개발 사업의 원료가 되는 가루쌀은 대규모로 건식 제분할 예정이다.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도 우수한 품질의 가루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건식으로 대규모 제분이 가능하다. 환경에 친화적이며 제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가루쌀은 밥쌀의 구조적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주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식품 원료로서 식품산업 성장을 견인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가루쌀 제품개발 사업은 식품업계의 가루쌀 원료 활용 확산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동시에, 소비자 수요에 맞는 가루쌀 제품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도별 연간 1인당 쌀 소비량 추이(1982~2022년) 사진=통계청
연도별 연간 1인당 쌀 소비량 추이(1982~2022년) 사진=통계청

한편, 정부는 현재 쌀이 해마다 20만t가량 공급 과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은 농촌경제연구원은 2030년에는 60만t 이상 초과 공급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비 감소보다 생산 감소 속도가 더뎌 과잉 생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2022년 376만4000t으로 10년 전인 2012년(400만6000t)보다 6%(24만2000t) 감소했다.반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57㎏로 2012년(70㎏)보다 10㎏ 넘게 줄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5년(128㎏)부터 38년간 해마다 줄고 있다.

가루쌀 생산단지 확대 계획.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가루쌀 생산단지 확대 계획.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쌀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가공에 적합한 가루쌀을 재배하면 1헥타르에 100만원, 밀이나 목초 등 조사료까지 함께 심으면 최대 250만원을 지원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식량안보를 위해 이모작인 경우 논에 겨울철에 밀·조사료를 재배하고 여름철에는 논콩과 가루쌀을 재배할 경우 ha당 250만 원을 지원한다. 단작인 경우 여름철 조사료 ha당 430만 원, 동계작물 ha당 50만 원, 논콩·가루쌀 ha당 100만 원을 각각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가루쌀 생산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전문생산단지 올해 39곳을 새로 지정하고 재배면적을 2000ha로 늘리기로 했다.  가루쌀 생산단지는 내년 100곳, 2025년 150곳, 2026년 200곳으로 늘려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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