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화석연료를 좋아한다?.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달에도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이하 옥시덴탈)을 활발하게 매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나오는 평가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율이 20%를 넘어 지분법상 옥시덴탈의 수익이 버크셔해서웨이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버크셔해서웨이 실적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옥시덴탈 주가도 상승세다. 이 모든 것은 버핏 회장이 1년 동안 인내심을 갖고 유가가 하락할 때를 기다려 투자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각) 야후파니낸스와 배런스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3일과 27일 옥시덴탈 주식 370만 주, 2억1600만 달러(2806억 원)어치를 매수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매수가격은 주당 58~59달러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의 옥시덴탈 지분율은 23.6%로 높아졌고 보유주식 수는 2억1170만 주로 늘어났다. 버크셔는 옥시덴탈의 최대주주인데 그 지위가 더욱 확고해졌다. 옥시덴탈 주가는 전날보다 2.5% 오른 59.65달러로 마감했다. 버크셔의 총 보유지분 가치는 126억 달러(16조4000억 원)가량이다. TD 코원이 목표가를 70달러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마켓 퍼폼(Market Perform, 시장수익률 수준')에서 '아웃 퍼폼(Out Perform, 중립보다 강한 매수의견)'으로 상향한 게 주가 상승에 보탬을 줬다.
코원 분석가들은 "옥시덴털은 생산성 향상과 매력있는 매장량 기록의 수혜를 보는 회복력있는 자산을 가진 이름로 도드라진다"고 평가했다.
버크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약 1년 전부터 옥시덴탈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버크셔의 옥시덴탈 주식 매입은 지난해 9월 30일 이후 한동안 뜸했으나 이달 들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버크셔는 앞서 이달 초 600만 주를 매수한 데 이어 13부터 15일까지 약 800만 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버핏 회장은 국제유가와 가스가격이 하락한 틈을 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배런스는 평가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번 매수에 대해 "기업의 지분을 확대할 때 버핏 회장의 인내심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버핏 회장이 옥시덴탈 지분 확대에 나선 것에 대해 기업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버크셔는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로부터 옥시덴탈의 보통주를 최대 50%까지 매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미국 경영전문 잡지 배런스는 "최근 이뤄진 매입은 버크셔가 옥시덴탈 지분을 얼마나 많이 매입할 것인지, 버핏이 옥시덴탈 회사 전체를 원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지속적인 추측을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당 약 75달러의 가격으로 가정한다면, 버크셔가 옥시덴탈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는 데는 5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버크셔는 옥시덴탈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여서 영업일 기준으로 2일 이내에 모든 매입 사실을 SEC에 공개해야 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