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길 비테라 러시아산 곡물 수출 중단...곡물시장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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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 비테라 러시아산 곡물 수출 중단...곡물시장 파장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3.3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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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곡물 중개회사이자 수출회상니 미국의 카길과 스위스 글렌코어의 농업 자회사인 비테라가 러시아에서 곡물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곡물은 제재대상이 아니지만 두 중개회사가 자체 수출중개를 중단해 수출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곡물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만큼 파장이 대단히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가격은 상승했다.

글로벌 기업이 떠난 자리를 러시아 국영기업들이 메우면서 러시아 정부가 수출시장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칫 곡물의 수출무기화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미국의 농산물 중개업체 카길 로고. 사진=카길
 미국의 농산물 중개업체 카길 로고. 사진=카길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각) 서방의 러시아산 곡물 수출기업인 카길과 비테라가 러시아산 곡물을 수출용으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글렌코어의 농업자회사인 비테라는 조만간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 문제를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블룸버그는 전했다. 

카길은  7월부터 러시아 기업에서 구한 곡물 수출은 중단할 것이라면서도 다른 기업에서 곡물은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길 대변인은 "곡물 수출관련 난제들이 증가함에 따라 2022~23 시즌이 끝나는 7월께 러시아산 곡물 수출을 중단하겠지만 운송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길은 현재 곡물 수출관련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길은 지난 2013년 러시아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만 터미널(KSK) 지분 25%를 취득했으며 로스토프온돈 강 터미널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비료회사 우랄켐은 카길과 비테라가 러시아를 떠날 경우 자산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 소식에 29일 시카고선거래소에서 밀 선물은 최대 3.5% 오르기도 했다.

글렌코어의 곡물자회사인 비테라의 곡물터미널 전경. 사진=비테라
글렌코어의 곡물자회사인 비테라의 곡물터미널 전경. 사진=비테라

카길과 비테라는 시즌 상반기 러시아산 밀 수출 상위 6대 기업에 속해 있는 글로벌 상품 중개회사다.  러시아산 곡물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러시아 은행과 국영기업에 대한 제재 때문에 곡물 수출은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다. 아울러 서방의 중개업체들은 러시아를 떠나고 러시아 산업에서 손을 떼라는 유무형의 압력을 받고 있다.  

비테라는 올 농산물 시즌 말께 러시아를 떠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테라는 러시아 사업 철수 시점을 가늠하면서 50%의 지분을 보유한 흑해의 타만 곡물터미널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곡물 수출시장에서 나가면 러시아 국영 곡물 수출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2대 수출업체인 그레인 게이츠(Grain Gates)와 OZK(유나이티드 그레인)가 주인공이다. 그레인 게이츠는 데메트라 트레이딩의 파트너사인데 러시아 국영 VTB그룹이 데메트라의 주주다. OZK는 러시아 정부와 데메트라가 소요한 회사다. 러시아 핵심 곡물 생산 지역의 주지사들 외국 기업들의 참여를 제한할 것을 요청한 만큼 러시아가 수출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 농업부는 앞서 이달 초 카길로부터 러시아산 곡물 수출 중단 계획을 알리는 통지문을 받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농업부는 이런 움직임이 러시아 곡물 공급이 전세계 시장에 도달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며, 곡물 선적과 관련하 카길의 자산은 누가 운영하든 상관없이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밝혔다.러시아 곡물수출기업연맹(the Union of Grain Exporters)도 인프라와 직원들이 러시아에 남아 있는 만큼 국제 중개사들의 러시아 시장 이탈은 러시아 곡물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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