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영업익 1조 밑돌자 반도체 감산결정...시장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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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영업익 1조 밑돌자 반도체 감산결정...시장은 환영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4.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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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의 한파에 어닝쇼크 수준인 분기 영업이익 6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LG전자(1조 4974억 원), 현대차(2조 8580억 원),기아차(2조3078억 원 예상)에 크게 뒤지는 것이다.

증권가는 감산결정으로 가격 하락폭 둔화가능성이 대두됐다며 환영했고 주가는 4.33% 상승한 6만5000원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 각각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돈 것은 14년 만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전날에 비해 4.33% 오른 6만 5000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매출액 64조2012억 원, 영업이익 1조1억 원으로 각각 추정했다.하나증권은 매출 63조 6000억 원, 영업이익 4700억 원을 예상했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해 "1분기 잠정실적은 반도체 적자는 확대되고 MX/NW(네트워크)는 견조한 수익성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생각보다 매우 약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삼성전자의 추가 감산 결정을 향해 있었다.김록호 연구원은 "하나증권 역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공급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추가 감산, 수요 측면에서 하반기 서버 수요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번  잠정 실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추가 감산이 확정되며 주가 상승의 한가지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세부 실적 설명회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감산 규모일 것이라면서 감산 규모에 따라 2분기와 3분기 가격 하락폭이 변동될 것이고, 그에 따른 실적 방향성도 정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나증권은 2분기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폭과 출하 증가폭이 서로 상충돼 실적 개선이 어렵고, 3분기가 돼야 적자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삼성전자의 추가 감산이 공식화되었기 때문에 고객사들도 수요를 마냥 지연시킬 수는 없을 것이며 2분기와 3분기의 가격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 실적을 상향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삼성전자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DS)부문의 실적이 크게  준 게 꼽힌다.세부 실적은 공개되지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4조 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97% 급감한 2000억 원대에 그치며 겨우 적자를 면했다.가전은 여전히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반도체(DS) -4조4410억원, 디스플레이(SDC) 5640억원, 모바일(MX)·네트워크 3조7490억원,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214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DS -3조4700억원, MX 3조2600억 원, SDC 77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메모리 반도체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실적이 줄었다"며 "시스템 반도체와 SDC도 경기 부진과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부 제품의 감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재고는 2021년 말 16조4551억 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025억원) 급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지난해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해 생산량 줄이기에 나선 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자세한 감산 규모와 시기 등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4.1달러 선인 PC용 D램 범용제품 가격이 올해 1월 평균 1.81 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원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역시 평균 고정 가격이 2021년 7월 4.81달러에서 지난 3월 3.93달러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승 전환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면서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S부문이 업황 악화로 고전한 사이 가전과 모바일 등 세트 사업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양호한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영향이 큰 가전사업의 경우, 1분기 치솟은 물류비와 원자재가 안정세로 돌아선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사업은 지난 2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순항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출시 47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고,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 전작에 비해 1.5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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