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가격 평균 9.8% 인상, 소주업체 값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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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가격 평균 9.8% 인상, 소주업체 값 올릴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4.2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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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260억 원, 70억 원 원가부담 추가 발생 분석

대한주정판매가 18일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지난해 2월 7.8%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판가 조정이다. 주정은 소주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인 만큼 소주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추가로 최대 수백억 원이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주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수익성 훼손은 불파힐 것으로 전망됐다.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주정가격을 18일 평균 9.8% 인상하면서 소주업체들이  수백억 원의 원가부담을 추가로 안게 됐다. 사진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 사진=하이트진로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주정가격을 18일 평균 9.8% 인상하면서 소주업체들이  수백억 원의 원가부담을 추가로 안게 됐다. 사진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 사진=하이트진로

21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주정을 독점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무학과 금복주, 대선주조, 한라사, 제주소주 등 10개 소주회사에 판매하는 주정 가격을 18일 평균 9.8% 인상했다.이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값을 평균 7.8%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대한주정판매는 풍국주정,창애에탄올, MH에탄올,진로발효,일산실업, 서영주정 등 국내 9개 주정회사가 생산한 발효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회사다.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드는 만큼 주정 가격 인상은 모든 업체에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 대한주정판매는 주정을 만드는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를 댔다. 주정회사들은 타피오카를 증기에 쪄서 주정을 만드는데, 원재료인 타피오카와 에너지 가격이 올라 주정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주정판매 주요 사업. 사진=대한주정판매
대한주정판매 주요 사업. 사진=대한주정판매

주정가격 인상으로 소주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에 따르면, '참이슬'을 생산, 판매하는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주정 매입액은 2670억 원으로  이번 인상 폭 감안시 연간 260억 원 내외의 추가 원가 부담이 발생한다. 이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4%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심은주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의 지난해 주정 매입액은 750억 원인데 이번  주정가격 인상으로 연간 70억 원 안팍의 추가 원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심 연구원은 내다봤다. 올해 예상 손익의 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원가 부담 감안시 소주 판가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주정 가격 인상 후 짧은 시차를 두고 소주 가격도 조정됐다. 하이트진로는 열흘 만에, 무학과 보해양조는 보름 만에 출고가를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도 뒤를 따랐다.

현재까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주류회사들은 소주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월 참고자료를 통해 "당사는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는 소주 판가 인상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선,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체별 신제품 경쟁이 가열되고 있고 정부의 물가 안정 당부도 다소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소주 판가 인상이 전제되지 않는 한 주류 업체들의 수익성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심 연권은 덧붙였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주가는 이날 2만2100원으로 전날에 비해 1.56% 내렸고 롯데칠성음료는 3.64% 빠진 15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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