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롯데家 유통업체 '푸르밀'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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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롯데家 유통업체 '푸르밀' 손실 눈덩이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4.2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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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대표, 부인을 사내이사 선임...최병석 전 대선주조 회장 딸

범(汎)롯데가의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의 솔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푸르밀의 대표 상품 '가나 초코오유', '검은 콩우유', '비피더스' 등이  대형 마트에서 속속 자리를 내주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사전 예고없이 '사업 종료'를 선언한 후폭풍에다 당시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가족 경영 체제를 강화한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 CI. 사진=푸르밀
푸르밀 CI. 사진=푸르밀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의 외형은 최근 계속 줄어들고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91억 원, 206억 원 손실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61% 줄었고 영업손실은 66.13% 늘어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147.37% 늘어난 329억원을 기록했다.

푸르밀의 외형은 최근 3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  1877억 원, 2021년 1799억 원, 2022년 1591억 원 등 급전직하했다. 또 매년 영업손실을 냈다. 2020년 113억 원 적자, 2021년 123억 원 적자, 2022년 20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이후 5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가 약 840억 원으로 불어났다. 

푸르밀은 지난해 10월 "매출이 연속해서 줄면서 적자가 쌓여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대책을 찾아봤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해 사업을 부득이하게 종료하게 됐다"고 사업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다가 노동조합 등의 반발이 심하자 두달 뒤 푸르밀은 영업으 정상화하겠다며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핵심은 판매 제품군을 매출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신동환 대표는 "매출 규모는 이전의 50% 수준으로 낮아질지 몰라도 이익이 나는 품목의 선별 운영과 OEM 유치를 통해 현재 구조에서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신 대표 뜻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 신 대표는 신격호 고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의 차남이다.사진=푸르밀
신동환 푸르밀 대표. 신 대표는 신격호 고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의 차남이다.사진=푸르밀

다만 신대표 뜻대로 된 것은 부인 최윤숙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푸르밀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신 대표의 연임과 최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최씨는 최병석 전 대선주조 회장의 딸이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할 당시 7.45%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신 회장이 대선주조의 소유주가 되는 데 일조한 인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04년 600억원에 대선주조를 인수했다가 2년여 만에 3600억원을 받고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현대 푸르밀의 최대 주주는 신준호 회장으로 지분율은 60%다. 이어 신동환 대표(10%), 동생 신경아씨(12.6%), 두 아들 재열씨와 찬열씨(각각 4.8%, 2.7%)의 순이다.

사내이사 김재열 부사장은 지난달 사임했다. 김 전 부사장은 2021년 12월 푸르밀이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롯데푸드 영업전략부문장 이사와 빙과영업 담당 상무, 홈푸드사업담당 전무 등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김 전 부사장은 2018년 이후 이어져 온 푸르밀의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온 뒤, 편의점 RTD(Ready To Drink) 음료 중심의 신제품 출시와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다각화에 힘썼지만 결국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채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 안팎에서는 이사진 교체와 관련해 영업 정상화 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영이나 지배구조에서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 주류다. 전문가들은 푸르밀이 업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푸르밀 사태 이후 지배구조가 변화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오너를 비롯한 임원들이 그대로 있다면 언제든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경영 비전으로 소비자와 업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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