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새 115원 뛴 환율...무역수지 적자가 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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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새 115원 뛴 환율...무역수지 적자가 근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4.2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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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고삐풀린듯이 뛰고있다. 24일 종가 기준 1335원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2월 2일 1220.30원에 비하면 채 3개월도 안 돼 115원가량 뛰었다. 미국의 긴축 우려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저하로 원화는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들어 원화 가치 하락(절하, 환율상승) 폭이 우리나라보다 금융시장 규모가 작고 경제발전 정도가 낮은 다수의 신흥국 통화보다 커지자 원화가 이들 통화보다 외부충격에 취약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투자, 수출, 생산성 등에 부정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24일 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긴축과 한국의 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경제성장률 둔화라는 펀더멘털 약화가 근본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은 100달러 달러 지폐.사진=한국은행
원달러 환율이 24일 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긴축과 한국의 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경제성장률 둔화라는 펀더멘털 약화가 근본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은 100달러 달러 지폐.사진=한국은행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6.60원 오른 1334.8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 1328.20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28일(1340.20원) 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발표 다음날인 14일(1298.90원)에 비해서도 35.90원이 올랐다.

이날 환율은 4.30원 오른 1332.50원으로 출발해 오름세를 타  장중 1337원을 뚫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와 34개국(선진국 10개국,신흥국 24개국) 평균 환율변화 추이. 사진=한국은행
최근 우리나라와 34개국(선진국 10개국,신흥국 24개국) 평균 환율변화 추이. 사진=한국은행


이날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에 따른 한미간 금리역전 폭 확대가 예상되면서 원화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인 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엔화가 미국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온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 PM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2~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미간 금리차는 현재 1.5%포인트에서 사상 최대인 1.75%포인트로 확대된다.

반면, 한국은 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이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올해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등 펀더멘털이 약화하고 있는 점이 원화 약세의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환율변화의 원인.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수지 충격이 환율변화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최근 환율변화의 원인.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역수지 충격이 환율변화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이날  " 최근의 이례적인 환율 변화율의 상당 부분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해 설명된다"면서 "최근 들어 무역수지가 악화된 태국, 남아공, 아르헨티나 등의 통화가치도 우리 원화와 비슷하게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한은 국제금융연구팀 유은혜 조사역은 " 최근 원화의 변화율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데에는 미국 Fed의 통화정책 긴축과 함께 무역수지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은혜 조사역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과 변화율의 국제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원화의 환율 변동성과 변화율이 다른 통화에 비해 기조적으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원화의 환율 변동성이 다른 동아시아국 통화보다는 큰 편인데, 이는 원화가 근본으로 대외충격에 취약하다기보다는 우리 금융·외환시장의 개방도와 성숙도가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통합별관 준공식에서 "환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통합별관 준공식에서 "환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은 통합별관 준공식에서 "환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이창용 총재는 "미국과 유럽은 한두 번 정도 금리를 더 올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시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한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환율을 계속 유심히 보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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