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준금리 10회 연속 인상… 한미격차 1.75%P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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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준금리 10회 연속 인상… 한미격차 1.75%P 사상 최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5.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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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FOMC서 0.25%P 베이비스텝 결정...미 금리 16년 사이 최고

미국 중앙인인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로 16년 사이에 최고치로 올라갔고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차이가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현재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자본 유출과 강(强)달러, 환율상승에 따른물가상승 등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강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국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10회 연속 인상

Fed는 이날 FOMC 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Fed는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제로(0)금리가 1년2개월 만에 5%포인트 넘게 올라갔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Fed는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는 이번 성명에서 '충분히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 정책 강화가 적절 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3월 성명서의 문구를 삭제했다. FOMC는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금융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지난 3월 FOMC 성명에서 밝힌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수 있다고 본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5월 금리 인상을 끝으로 추가 인상을 멈춘 후 긴축 여파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은 "동결에 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인플레이션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고금리에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이어 퍼스트리퍼블릭이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는 등 은행위기가 계속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대두되면서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추거나 금리를 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미국은 고강도 긴축정책을 통해  9%대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근 5%까지 낮췄다. 그러나 Fed 정책 목표치(2%)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인난과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선호하는 비주거 서비스물가도 여전히 높다. 주거 제외 서비스 물가의 60%는 고용시장과 연동된다.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함을 시사했다. 민간고용정보업체 ADP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부문 고용은 29만6000건 증가해 전망치 13만3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구인난과 비주거서비스 물가 추이. 사진=신한투자증권
미국 구인난과 비주거서비스 물가 추이. 사진=신한투자증권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80%%(270.29포인트) 내린 3만3414.2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70%(28.83포인트) 하락한 4090.75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46%(55.18포인트) 내린 1만2025.33으로 장을 끝냈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연구원은 "Fed의 유보적 태도에도 신한투자증권은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판단한다"면서 "6월 FOMC 회의 이전에 확인될 4~5월 물가 지표에서 둔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건형연구원은 "Fed의 긴축중단에 대한 유보적 태도와 달리 2분기 말로 가면서 물가 하방압력 확대와 밋밋한 수요를 확인하며 재차 관련 기대감이 되살아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하나증권은 최종금리 5.25% 전망을 유지하나 팬데믹 이전 대비 절대 수준이 높은 고용과 물가를 감안할 때 인하 시점은 올해가 아닌 내년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규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제지표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국면에 접어든다면 Fed는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기저효과가 소멸된 하반기 중 물가의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며, 서비스물가 외에도 주택가격 반등이 물가 하락에 대한 확신을 약화시키고 있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점차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훨씬 큰 충격이 가해져야 할 텐데, 현재는 은행시스템 회복력이 양호해 Fed가 금리 정책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수단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어쩌나...인상에 무게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고심의 골은 더욱더 깊어질 전망이다.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로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모습.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모습.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물가상승률이 2~3%대로 가시화하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스위스(CS) 유동성 위기, 퍼스트리퍼블릭 뱅크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도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었다. 

문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월 4.2%에서 4월 3.7%로 하락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최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에 비해 4.4원 오른 1342.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34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28일(1340.2원) 이후 처음이다.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은 환율불안을 부채질 할 수 있다. 그간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1.50%포인트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국내 외화자금 유출과 증시하락, 환율상승의 악순환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CNBC 인터뷰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둔화됐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 논의에 대해 "결국 데이터에 달려 있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총재는 근원물가의 경직성을 봤을 때에도 금리 인하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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