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과소비 비정상 시기 끝나고 있다"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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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과소비 비정상 시기 끝나고 있다"경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5.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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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마의 현인이자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92)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소비자들이 돈을 물쓰듯 하는 시대가 끝났으니 긴축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7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코로나 팬데믹 부양책에 힘입은 과소비하는 비정상의 시기(extraordinary period)이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은 그의 사업체 중 다수는 재고증가에 직면해 있는데 세일로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이 같은 전망을 한 이유로 6개월 전과는 다른 여건을 들었다. 그는 "우리 매니저들 다수는 수주잔고가 아주 많았는데 불쑥 다 배달됐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전과  똑같은 마음사태가 아니다"면서 "이제 이들은 세일을 할 필요가 없은 때에 세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장식류 회사 보르스하임 파인 주얼리, 스포츠웨어 업체 브룩스 러닝, 건전지 회사 듀라셀, 철도회사 BNSF, 언론홍보회사 비즈니스 와이어,  음식료 회사 크래프트 하인츠, 보험사 게이코자동차보험 등 다종다양한 업종의 66개 자회사를 보유중이거나 투자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버핏 회장은  "소비자들이 돈을 물쓰듯하면서 자회사 경영자들이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를 과대 평가하는 '극단'의 기시를 경험했다"면서 "사람들은 구매했지 세일을 기다리지 않았다. 세일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다른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버핏은 "전체 경제에서 우리가 얻는 정보는 우리(버크셔) 사업체의 대분이 올해 지난해보다 낮은 실적을 보고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버핏의 투자도 신중해지고 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동안 133억 달러(17조6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했지만 신규 매수는 29억 달러에 그쳐 104억 달러(13조8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이어 2분기 연속 순매도다. 지난해 1분기 때는 51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럼에도 버핏은 버크셔가 고금리로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투자소득 측면에서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306억 1600만 달러로 2022년 4분기(1280억 달러)에 비해 26억 달러 이상 증가하면서 2021년 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이런 현금 대부분을 단기 국채와 은행 예금에 투자하고 있는데 금리가 뛸수록 이자 수익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보유 현금에 대한 이자 수입은 11억 달러로 1년 전(1억64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났다.

어려운 여건에도 1분기 실적도 꽤 좋았다. 완전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은 80억 6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보험업 수익도 9억 1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 67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보험투자 수익도 전년 11억 7000만 달러에서 19억 6900만 달러로 68% 증가했다.여기에 애플을 비롯한 주식 투자포트폴리아가 좋은 성과를 견인했다고 CNBC는 평가했다. 버크셔는 애플 주식 5.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주가 급등으로 애플은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중 38%를 채웠다. 

투자수익을 포함한 순이익은 3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56억 달러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버크셔는 자사주 매입에 44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지난해 4분기 28억 달러에 비해 무려 16억 달러를 더 썼다. 

버핏은 "(애플은) 우리가 소유한 어떤 기업보다 나은 기업"이라면서 "두 번째 차량과 아이폰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소비자들이 두 번째 차를 포기할 정도로 정말 대단한 제품"이라며 애플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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