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1.8% →1.5% 하향...반도체 경기 부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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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1.8% →1.5% 하향...반도체 경기 부진 탓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5.1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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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2023년 3.4%...경상수지 흑자 385억 달러 전망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0.3%포인트 낮춰 전망했다. 내녀에는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로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3.4%, 내년 2.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 163억 달러에서 올해는 383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1일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했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자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KDI는 내년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023~24년 경제전망. 사진=KDI
한국개발연구원(KDI) 2023~24년 경제전망. 사진=KDI

이번 전망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2.8%, 원유도입단가를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76달러 안팎, 원화가치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제로 했다.

KDI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1.5%와 같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1.6%보다 낮다.

KDI 천소라 박사는 "최근 한국 경제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하고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회복에도 수출이 대폭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0.8%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천 박사는 "내수는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투자는 제조업경기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1.1% 증가하는데 그쳐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의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박사가 11일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DI유튜브 캡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의 정규철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박사가 11일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DI유튜브 캡쳐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외수요가 위축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천 박사는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 부진으로 0.9% 성장에 그쳤으나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에 대해 KDI는 "국가간 인적 이동 재개로 서비스 수출은 개선 흐름을 보이겠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상품 수출은 위축됐다 내년에 완만하게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수출 위축으로 흑자폭이 크게 축소된 후 2024년에는 대외수요 회복과 교역조건 개선으로 흑자폭이 383억 달로러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물가는 2023년 공급 측 물가압력 축소로 상승폭이 축소된 후 연간 3.4% 오르고  2024년 상승세 둔화가 이어져 연간 2.4% 상승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근원물가도 각각 3.5%, 2.2%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2월 발표한 3.5%보다 조금 낮다. 정부(3.5%)와 한은(3.5%), IMF(3.5%), OECD(3.6%)의 전망치보다 낮고 ADB(3.2%)보다는 높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지연된 부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취업자수는 서비스업 생산 증가로 올해 27만 명이 늘어나고, 내년에도 17만 명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업률도 상반기 3%를 넘어섰다가 개선되며 연간으로는 지난해와 같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소라 박사는 "통화정책은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에 수렴할 수 있도록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물가상승세가 물가안정 목표 수준으로 회귀하는 흐름이 가시화될 때까지 당분간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천 박사는 금융정책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의 대응여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 위기시 도입된 비상정책을 정상화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부실위험의 누적을 방지하는 등 정부 정책은 금융시스템 위험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규철 실장은 "경기가 부진함에도 고용상황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근원물가는 4% 내외로 높은 수준인 상황을 감안해 경기 부진에도 물가안정을 위해 현재의 통화재정 기조를 유지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실장은 경기전망에 대해 "반도체 경기 부진 탓에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췄다"면서 "반도체 경기가 2001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정도로 아주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며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2월에 본 것보다 조금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전망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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