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4인 가구 月 부담액 7400원↑...증권가 환영
상태바
전기·가스요금 4인 가구 月 부담액 7400원↑...증권가 환영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5.15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요금이 내일부터 ㎾h당 8원 오른다. 가스요금도 MJ당 1.04원 인상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한 달 전기·가스요금 부담은 총 740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올해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하는 등 취약계층의 에너지 요금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증권가는 한국전력 목표주가를 유지하면서도 투자의견 '매수'나 '중립'을 제시하는 등 환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의힘은 16일일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 당 8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두 감안한 조치다.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사진=한국전력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의힘은 16일일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 당 8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두 감안한 조치다.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래픽. 사진=한국전력

■전기요금 ㎾h당 8원 인상

산업통상자원부와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은 15일 당정협의를 갖고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을 ㎾h당 8원, 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한 달 전력 사용량을 332㎾h라고 가정할 경우 올해 초보다 월 전기요금이 약 3000원 늘어난다. 가스요금 역시 4인 가구 한 달 사용량(3861MJ) 기준 약 4400원 증가한다. 이번에 결정된 전기·가스요금은 오는 16일 사용분부터 적용된다.

전기 요금 인상분은 당초 예상치 ㎾h당 7원을 소폭 웃돈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한전 등의 적자규모가 커진 탓이다.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32조 7000억 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약 6조 2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로써 한전의 연결기준 누적적자는 44조 7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당정 협의회에서 "정부는 지난 3월 말 당정 이후 한 달 남짓 동안 에너지 자원 시장 관련 민간 전문가, 소비자 단체, 산업계 등 각계 국민 여론을 수렴했고 관계부처 간 머리를 맞대 에너지 시장 동향도 살폈다"면서"그 결과 전기·가스요금 조정이 불가피함을 재확인했고 요금 조정 부담을 크게 느끼는 취약계층 지원방안과 에너지 소비 효율화, 절약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석탄 등 발전을 위한 국제 연료 가격 추이. 사진=한국전력
원유, 액화천연가스(LNG),석탄 등 발전을 위한 국제 연료 가격 추이. 사진=한국전력

요금을 올리는 대신 취약계층 지원은 강화한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유공자 등 사회배려계층에 대해선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을 1년 뒤에 적용하기로 했다. 가구 평균 전력 사용량(313㎾h)까지는 요금 인상 전 단가에 따라 전기료를 책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사용량에 대해서만 요금 상승분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생계·의료 기초수급자에 한정돼 있는 여름철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에 주거·교육 수급자를 추가하고 하절기 에너지바우처 평균 지원액도 기존 4만 원에서 4만 300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주택용에 한해 운영해온 전기요금 분할 납부 제도를 소상공인과 뿌리기업에도 확대 적용한다. 분할 납부 제도는 오는 다음 달부터 9월까지 3개월간 한시 시행될 예정인데, 월 요금 50% 이상 납부 후 잔액을 최대 6개월간 분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스요금 분할 납부 제도는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 자세한 시행 방안은 소매 도시가스 업체와 협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증권가 투자의견 '매수', '중립' 유지하며 환영

신영증권은 한전에 대해 목표 주가 2만7000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 2만2000원, 투자의견 '아웃퍼폼'을, 하나증권은 목표주가 2만 원, 투자의견 '중립'을 각각 유지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한전 종가는 1만9700원이었다.

신영증권 권덕민 연구원은 이날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2% 증가한 21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면서 "“매출액 증가 주요 요인은 평균 전력판매단가가 32.8% 상승한 146.6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제시했다.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는 여전히 막대하지만, 지난해보다 줄었다. 권 연구원은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면서 "평균 전력판매단가 상승과 더불어 매출원가와 판관비율이 전년 대비 18.7%포인트 감소하면서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신영증권이 내다본 한전의 올해 매출액은 85조6000억 원, 영업손실은 13조5000억 원이다. 권 연구원은 "연간 평균 전력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20.6% 상승한 145.4원/kWh를 가정해 매출액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주요 투자지표. 사진=키움증권
한국전력 주요 투자지표.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한전 1분기 실적 리뷰에서 "수익성 개선이 시작됐다"면서 목표가 2만2000원, 투자의견 '아웃퍼폼'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종형 연구원은 "1분기 영업적자는 6조 2000억 원으로 분기 최대 적자인 지난해 4분기 10조 8000억과 전년동기 7조 8000억 원에 비해 자폭이 축소됐다"면서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SMP(전력 구입가격)와 연료비 투입단가가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반전하면서 수익성은 앞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 "15일 전기요금이 7원 인상된다면 하반기 전체 영업 이익은 흑자전환이 기대되지만 하반기에도 추가 요금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형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90조 4640억 원,영업이익을 9조1730억 원 적자로 예상한다.

하나증권도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유재선 연구원은 '기업분석 실적 리뷰' 보고서에서 한전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유 연구원은 "자구안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이제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될 차례"라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3분기 소폭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kWh 당 7원 수준 인상을 가정하면 하반기 영업실적은 손익분기점(BEP)까지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간 당기순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채발행한도 관점에서 부족한 수준으로 판단되며 연내 법안 개정을 통한 한도 확대 또는 추가 요금 인상 조치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누적된 대규모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부채비율 536%)로 1분기 이자비용만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1조 원을 넘은 현재의 현금흐름 상태를 감안하면 여전히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