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 가격 상승에 제당 3사 B2B 설탕 가격 인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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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 가격 상승에 제당 3사 B2B 설탕 가격 인상할 듯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5.1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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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는 즉각 부인...설탕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FAO 지수 149.4, 17.6%↑

전세계 설탕값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이달 말부터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설탕가격이 빵이나 과자 같은 식품 가격을 밀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슈거+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당 3사는 기업간 거래에서 상품 가격은 수급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이달 말 일정비율 을 인상한다는 소문은 맞지 않으며 소비자 가격은 올리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백설 하얀설탕.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백설 하얀설탕. 사진=CJ제일제당

■제당 3사 이달 말 설탕가격 인상 통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3사가 식품과 제과업체 등 B2B 거래고객들에 대해 설탕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인상률은 10%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3사는 해외에서 원당을 수입해 설탕제품을 생산한다.설탕은 과자를 비롯한 각종 식품의 첨가제로 쓰인다. CJ제당은 '백설', 삼양사는 '큐원', 대한제당은 '푸드림' 브랜드로 설탕을 제조, 판매한다.

제당 3사가 식품회사 구매 담당자를 통해 전달한 설탕 값 인상 시기는 이르면 이번 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로 알려졌지만 제당 3사는 부인하고 있다. A사 한 임원은 "B2B거래에서는 수급 상황 등 시장 여건을 판매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이달 말에 10%를 올린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B사 관계자도 B2B거래 관계에 있는 수요 업체에 대해서는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고 있다면서 "일반 소비자 판매가격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제당이 생산하는 '푸드림 하얀설탕'.사진=G마켓
대한제당이 생산하는 '푸드림 하얀설탕'.사진=G마켓

제당3사는 원가부담을 식품업계에 일부 전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설탕 값 인상은 B2B 채널 위주로 이뤄지는 터라 마트나 슈퍼 등 B2C 채널 설탕 가격은 당분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당 3사가 설탕공급 가격을 올리는 것은 국제 설탕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제과업계에서는 설탕 가격 상승이 장기화 된다면 설탕이 원료인 과자·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품 물가 상승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설탕류는 즉석식품, 탄산음료, 밀가루, 맥주에 이어 국내에서 5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식품이다.

■설탕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FAO 지수 149.4, 17.6%↑

원당가격은 오름세다.하나증권이 15일 펴낸 음식료와 담배 위클리에 따르면, 현재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26달러로 일주일 전에 비해 1.1% 내렸다. 그러나 원당 가격은 지난 한 달 동안은 6.8%, 석 달 동안은 20.6%가 올랐다.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는 29.8% 오르면서 1년 전에 비해 40.3%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원당 등 곡물가격 추이. 사진=하나증권 5월15일 음식료/담배 위클리
원당 등 곡물가격 추이. 사진=하나증권 5월15일 음식료/담배 위클리

앞서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4월 기준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49.4로 전달에 비해 17.6% 상승했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11년 6개월 사이에 최고치다.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 최대 설탕수출국인 브라질의 사탕수수밭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유엔식량농업기구(FAO)

4월 기준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올해 1월에 비해서는 27.9% 올랐다. 지난 1월 116.8에서 2월 125.2, 3월 127.0, 지난달 149.4로 매달 증가했다. 1년 전보다 22.9%(121.5포인트) 상승했다.

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설탕 가격 상승은 세계 각지의 설탕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인도와 중국에서 건조한 날씨로 생산량 전망이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태국과 유럽연합(EU) 생산량도 기대 이하로 예상되는 등 국제 공급량 부족이 우려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꼽고있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강우량 증가로 수확이 지연되는 데다 국제 유가 상승, 미국 달러화 대한 브라질 헤알화 강세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연료인 에탄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당생산이 줄면서 가격이 올라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단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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