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세계 증시 7000조원 증발... 퍼펙트 스톰오나
상태바
코로나19 공포에 세계 증시 7000조원 증발... 퍼펙트 스톰오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02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면서 공포감에 사로잡힌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불과 38일 만에 7000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두려움이 시장을 뒤덮고 있는 형국처럼 보인다. 주식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몰아칠 것이라는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지난 17일 시황변화에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BC캡쳐
뉴욕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지난 17일 시황변화에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BC캡쳐

 

블룸버그통신이 86개국 증시의 시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주요국의 주식시장 시총은 83조1576억 달러(약 10경1053조 원)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 고점인 1월 20일(89조1564억 달러)에 견줘 5조9988억 달러(6.73%)가 줄어들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38일 만에 7290조 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는 2018년 기준 1893조원인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배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S&500 주가지수 추이. 사진=CNBC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S&500 주가지수 추이. 사진=CNBC

 

나라별로는 미국 주식시장의 시총이 35조5154억 달러에서 33조1276억 달러로 2조3878억 달러(6.72%) 줄어 감소액이 가장 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주 중심의 주가지수인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한 주에만 12.4% 급락했다.

이어 일본(6조2739억 달러→5조6631억 달러), 홍콩(5조6858억 달러→5조3327억 달러), 영국(3조4479억 달러→3조1328억 달러) 등 순으로 시총 감소액이 컸다.

조사 대상 86개국 중 76개국은 증시 시총이 줄었으나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카자흐스탄 등 10개국은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시총(1조4768억 달러→1조2864억 달러)은 1904억 달러 줄어 감소액이 6번째로 컸다. 코스피는 28일 하루 동안 3.3%나 하락해 2000선이 무너지는 등 2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만 8.1% 하락했다.

감소율로 보면 한국은 12.89%로  조사 대상국 중 10번째였다.

중국은 춘제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지난달 3일 하루에만 시총이 7210억 달러(9.61%) 줄었으나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코로나19 확산 정체 등에 힘입어 증시가 낙폭을 일부 회복하면서 이 기간 시총(7조8510억 달러→7조7990억 달러) 감소액이 520억 달러(0.66%)에 그쳤다.

특히 최근 열흘간만 보면 중국 주식시장의 시총은 1215억달러(1.58%) 증가했다.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부터 2016년 지카 바이러스까지 주요 감염병이 휩쓸었을 때와 달라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전 세계 1600여 개 주요 기업의 주식 가치를 종합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를 보면  코로나19 이전 다른 바이러스 대유행과 세계 증시의 연관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시장은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성에 흔들리기보다는 그 당시 세계 거시경제 흐름에 따라 움직였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대유행 시기엔 주가가 오히려 급등했다.
 
사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2003년 2월 이후 6개월간 세계 주가는 13.72% 뛰었다. 12개월 후 누적 상승률은 35.86%나 됐다.  2009년 북미·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번진 신종플루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종플루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6개월 동안 증시는 34.80%, 12개월간 48.26% 상승하는 대호황을 누렸다. 2008년 금융위기를 딛고 세계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때였다.

2013년(한국 발발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유행 때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바이러스 확산 시점을 기준으로 1년간 MSCI 세계지수는 메르스 때 18.04% 올랐고 에볼라(6.45%), 지카(5.32%) 유행 때도 상승세였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