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네스프레소 과테말라 아동 노동 커피농가서 구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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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네스프레소 과테말라 아동 노동 커피농가서 구매 드러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3.0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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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자체 규정 위반 스타벅스·네스프레소 "조사 끝날 때까지 거래 중단"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와 굴지의 캡슐커피 전문업체 네스프레소가 커피를 공급받는 중남미 커피농장에서 불법 아동 노동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스타벅스가 국제 환경단체와 협력해 만든 윤리적 커피원두 구매에 관한 가이드라인인 C.A.F.E 규정을 스스로 어긴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 커피. 사진=스타벅스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는 아동 노동을 활용하는 것은 비난 받을 일이라면서 제휴 농장들을 비난하고 앞으로는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영국 채널4의 탐사 다큐멘터리 '디스패치스(Dispatches)'는 지난 2일 방영한 내용에서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에 커피 원두를 공급하는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의 커피농장 12곳을 직접 취재한 결과 스타벅스의 협력 농장 5곳과 네스프레소의 협력 농장 7곳이 유엔의 아동노동 금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폭로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4세 미만의 아동은 건강에 해롭거나 학업에 방행되는 일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커피 농장의 아동들은 뙤약볕 아래서 곤충과 뱀과 싸우며 하루 8시간씩 저녁 6시까지 일하고 있었다. 아동들은 대부분 11살이나 12살이었으며 심지어 8살처럼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아동들은 하루 종일 일해 딴 커피 자루를 무게를 재는 곳으로 가져 가야 하는 데 자루 무게가 100파운드까지 나가는 것도 있다. 이렇게 일해서 버는 돈은 하루 5파운드 미만이다.

아동 노동을 과테말라 정부도 조장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과테말라 정부는 아동들이 커피 수확을 돕도록 수학년도를 바꿨다.

디스패치스의 말이 맞다면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는 지탄을 받아 마땅한 것 같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전세계 매출은 200억 파운드가 넘었고 네스프레소도 영국에서만 10억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200억 개 이사으이 캡슐을 전 세계에다 팔았다.

그러나 커피 농장 아이들에게는 병아리 눈물 정도의 돈만 돌아갔다. 디스패치스에 따르면, 영국에서 커피 한 잔은 평균 2.5파운드다. 이 중 88펜스를 커피 가게가 가져간다. 또 커피 가게 직원이 63펜스를 가져간다. 38펜스는 세금으로 나간다. 우유와 컵, 냅킨 등의 비용으로  약 28펜스가 든다.  

스타벅스 등 커피 기업에는 25펜스의 수익이 돌아간다. 

커피 값에서 이 모든 비용을 빼면 10펜스가 남는데 이 돈이 커피 공급 업체에 돌아가고 이 10펜스 중 단 1펜스가 커피 농가에 간다. 그렇다면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겐 얼마가 갈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야 말로 푼돈 중의 푼돈만 간다.

이러니 중남미의 과테말라가 세계 10대 커피 생산국이면서도 최빈국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는 디프패치스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의 공급사슬어디서든 아동노동에 관한 불관용의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채널4 보도가 한 주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개시했다. 우리는 최근 수확기에 문제의 ㄴ오가에서 커피를 구매한 적은 없고 그들이 C.A.F.E 규정을 준수했다는 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문제의 농장들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네스프레소는 디스패치의 폭로 직후 진상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해당 지역의 제휴 농장들로부터 커피 수입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귀욤 르 쿤프 네스프레소 최고경영자(CEO)는 디스패치스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아동노동에 관한 불관용 정책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높은 기준이 충족되지 못하는 주장이 있는 곳에는 우리는 즉시 행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우에 우리는 해당 농장과 네스프레소 공급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들 지역의 농가에서 커피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스프레스 광고모델 조지 클루니와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과테말라의 아동 노동자들. 사진=데일리매일
네스프레스 광고모델 조지 클루니와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과테말라의 아동 노동자들. 사진=데일리매일

 

조지 클루니는  "나는 열 두살 때부터 담배농장에서 일하면서 자라서 아동 노동에 관한 복잡한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7년 전 네스프레소의 지속가능성위원회에 참여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면서 "솔직히 이 보다를 보고 나는 놀라고 슬퍼졌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이 위원회와 회사 측은 할  일이 있으며 그 일은 완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 좋은 기업 책임의 검증과 균형은 기업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독립된 언론사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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