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아이칸, 미국 셰일기업 옥시덴털 지분 1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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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아이칸, 미국 셰일기업 옥시덴털 지분 10%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3.13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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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100억 달러 투자...지분 평가손실에 배당금 감소 이중 손해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 등 악재로 주가가 급락한 미국 셰일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idental Petroleum.이하 옥시덴털)의 지분을 크게 늘렸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100억 달러를 투자한 기업이다. 버핏의 투자에 반대한 아이칸의 지분이 높아지면서 버핏과 충돌할 가능서도 배제하기 어렵다.  

 

칼 아이칸.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칼 아이칸.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12일(현지시간) 인베스터닷컴과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아이칸은 미국 최대 셰일업체 중 하나인 옥시덴털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이에 따라 아이칸의 보유지분은 지난해 말 2.5% 수준에서 거의 10%로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이칸은 옥시덴털 주가가 하락하자 8860만 주를 22억 1000만 달러에 매수했다.

앞서 아이칸은 지난해 11월 보유한 옥시덴털 주식중 1000만 주를 매도해 2257만 주, 9억 달러어치로 보유규모를 줄였다. 이보다 앞서 아이칸은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옥시덴털 전체 주식의 4.4%인 16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이칸은 이번 지분 확대로 조만간 열릴 옥시덴털 주주총회에서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현 경영진을 모두 교체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버핏과 아이칸이 투자자로 나서면서 비키 홀럽 CEO는 이름만의 경영자로 남아 있어 교체 가능성이 높다.

아이칸은 앞서 2월12일 옥시덴털 주주들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옥시센털 최고 경영진은 옥시덴탈에 대한 잠재적 인수를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에서 애너다코를 매수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옥시덴털의 애너다코 인수를 줄기차게 반대해온 아이칸은 애너다코 경영진의 '경솔한 인수' 착수를 비판해왔다. 아이칸은 옥시덴털이 애너다코를 380억 달러(약 45조8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무리한 인수로 부채가 급증했다고 지적하며 경영 개입 의사를 밝혀왔다.

옥시덴털은 지난해 8월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110억~1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10회로 나눠 발행했다. 옥시덴털은 애너다코 인수가 380억 달러를 주당 평균 76달러(현금 78%, 주식 22%)로 매수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CNBC

버크셔해서웨이는 연 수익률 8%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아나다코 인수를 거들었다. 매입 주식은 1893만 3054주다. 지분비율은 2.11%다.  버크셔헤서웨이는 옥시덴털 우선주를 주당 평균 41달러에 매수했다. 그런데 옥시덴털의 주가 하락으로 버핏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오마하의 현인도 투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버크셔해서웨이 옥시덴털 지분. 사진=CNBC
버크셔해서웨이 옥시덴털 지분. 사진=CNBC

옥시덴털의 주가는 올해만 71.4% 폭락했다. 옥시덴탈의 주가는 2018년 6월 주당 86.48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하락해 12일 11.89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06억 달러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버핏 투자금액과 거의 같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며 경제에 충격을 주는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석유전쟁으로 유가가 급락하는 여파다. 셰일가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30~50달러다. 옥시덴털은 10일 배당금을 80% 이상 삭감했다. 버핏은 배당금 감소에다 주가 하락으로 지분 가치 감소라는 두 가지 손해를 보는 셈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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