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사상 최저 연 0.75%…'0%대 금리'로 긴급 위기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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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사상 최저 연 0.75%…'0%대 금리'로 긴급 위기처방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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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도 금리 인하…0.5%P 내려 年 0.75%로,사상 처음 '0%대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최저인 연 0.75%로 끌어내렸다. 이로써 한국 경제도 ‘0%대 금리 시대’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 취한 조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16일 오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낮췄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가 16일 오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낮췄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이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에 나선 것은 금융위기 막바지인 2009년 2월 후 처음이다.

한은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17일을 앞두고 전격 인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한은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이 커졌다”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 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뜻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실물은 물론 금융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모든 수단으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포인트 인하)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뿐이었다.

12년 만에 임시 금통위가 열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금융위기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한은의 결정으로 ‘0%대 금리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 충격이 더 커질 경우 한은이 실효하한 금리(유동성 함정이나 자본유출 등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하한선)를 고려해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은은 16일 오후 4시30분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낮췄다. 7명의 금통위원 중 임지원 위원만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미국 Fed도 15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연 0~0.25%로 1%포인트 내렸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 0.75%인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더 낮출 경우 부동산시장을 자극하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출이 한층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대신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은은 중소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대출제도인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0.50~0.75%에서 연 0.25%로 낮췄다. 국채 등으로 좁힌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 범위도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증권 등을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제도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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