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원유 수출 가격 인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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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가 원유 수출 가격 인하한 이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1.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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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 산유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 가격을 내렸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에 대응한 원유시장 방어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도 최대 4% 이상 떨어졌다.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7일(현지시각) 아시아를 비롯한 전 시장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는 3~4%대 하락률을 보였다.  사진은 아람코 직원들. 사진=아람코
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7일(현지시각) 아시아를 비롯한 전 시장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는 3~4%대 하락률을 보였다.  사진은 아람코 직원들. 사진=아람코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는 7일(현지 시각) 아시아를 비롯한 모든 시장에 대한 판매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유종인 '아랍 라이트'를 비롯한 오만과 두바이 벤치마크 원유와 견준 2월 아시아 공식 판매가격(OSP)을 1월에 비해 배럴당 최대 2달러 인하했다. 이는 2021년11월이래 27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걸코 연안 중질유 벤치마크인 ASCI인덱스와 견준 사우디산 원유의 프리미엄도 1월에 비해 2달러 인하한다고 아람코는 밝혔다. 

XM의 마리오스 하지키리아코스 선임 투자 분석가는 투자자 서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이 가격할인을 하면 이는 수요 여건 약화에 대한 우려의 징조이거나 미국과 같은 외국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을 훔치는 것을 중단하려는 시도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어는 것이든 이는 에너지 가격에는 약세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1300만 배럴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이거나 최고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급증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도 "가격 인하는 생사 감축에 직면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시장은 이를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가격 인하 소식에 국제유가는 3%이상 하락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4.1%(3.04달러) 내린 배럴당 70.77달러에 마감됐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 선물은 3.4%(2.64달러) 내린 배럴당 76.12달러에 마감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2월 생산량이 앙골라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에서 증가해 사우디의 자체 감산을 상쇄하면서 수급 불안이 완화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에서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슬람무장조적 하마스간 전투가 중동지역으로 비화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점은 원유가격 하락세를 제한했다. 

WTI는 지난해 4분기 21% 이상 하락했고 연간으로는 전년에 비해 10.7%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4분기 19%, 연간으로는 10.3% 하락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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