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00억달러 통화스와프 체결…10년 만에 재개
상태바
한·미 600억달러 통화스와프 체결…10년 만에 재개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20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급격히 악화된 달러 자금시장 경색 해소에 도움"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전격 체결했다. 한미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다. 2010년 종료된 이후 10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스와프(맞교환) 계약 기간은 최소 6개월로, 오는 9월 19일까지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Fed가 캐나다,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계약에 더해 최근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체결됐는데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19일 오후 10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양자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비상시 각자의 통화를 서로에 빌려주는 계약으로 자금유출에 대비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Fed 는 이날 한국 외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과 싱가포르 통화청과도 동시에 스왑계약을 체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Fed는  캐나다와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미국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달러화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1245.7원)보다 40.0원 폭등한 1285.7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연일 치솟으면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10월 이후 두번째 체결이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환율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냈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8월말 1089원에서 계약 체결 당시 1468원까지 상승했으나 계약 종료시점에는 1170원까지 하락했다. 2010년 계약 종료 이후 다시 재개하지는 않았다.

최근 코로나19 충격과 더불어 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가 전날 국내외 은행들의 선물환 포지션을 확대하는 '컨티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었다.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주가 폭락에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날 2017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00.98을 기록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들과의 공조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은은 모두 1932억달러 상당 이상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캐나다와는 사전한도가 없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고 ▲스위스(106억달러) ▲중국(560억달러) ▲호주(81억달러) ▲말레이시아(47억달러) ▲인도네시아(100억달러) ▲아랍에미레이트(UAE) 54억달러 등이다.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도 384억 달러 규모로 체결돼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