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살게요"...5대은행 달러예금, 3월에만 4조원 뭉칫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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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살게요"...5대은행 달러예금, 3월에만 4조원 뭉칫돈 왜?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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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0 감염 확산으로 각국 주식시장의 주요지수가 대폭락하고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 사재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3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상품에 몰린 자금만 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자 원달러 환율 상승의 근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산돼 달러 선호 심리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600억 달러 한미통화스와프 체결로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으로 시중은행에서 달러사재기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100달러 지폐. 사진=리테일에프에스프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으로 시중은행에서 달러사재기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100달러 지폐. 사진=리테일에프에스프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총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399억9901만 달러로 집계됐다. 2월 말과 비교하면 34억776만 달러  급증한 것이다.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 종가(1246.5원)로 따져보면 이달 들어서만 4조2477억 원의 자금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달러예금 잔액은 최근 일주일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10원을 돌파한 지난 13일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총잔액은 370억553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나흘 만에 29억4371만 달러 급증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3조6693억 원 규모의 자금이 이 기간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으로 몰렸다.

지난달까지는 달러예금 잔액은 감소세였다.  지난 2월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중 달러예금 잔액은 585억4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63억1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업과 개인이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달러화를 내다 팔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당시는 코로나19 감염이 전세계로 본격 확산되기 전이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하고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기하급수로 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시중은행에마 각종 자산을 현금화 하고 달러화 매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달러예금 문의가 최근 일주일 새 크게 늘고 기업은 물론 개인 고객들의 달러화 매수세도 대단히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바로 다음날인 20일 원·달러 환율은 39.2원 급락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어 환율이 상승하면서 통화스와프 효과는 사라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표 안전자산인 금이나 국채를 내다 팔고 달러화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예금 증가와 금융권의 전망 등을 종합하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깰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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