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인적분할을 앞두고 지주회사 ㈜효성의 자기주식(자사주) 일부를 대한항공에 넘기기로 결정했다.오는 7월 (주)효성과 HS효성 등 인적분할을 앞두고 일반 주주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두 회사간 전략적 협업 강화의 하나로 풀이된다. 대한항공과 효성은 무인기 동체의 탄소복합소재 원재료 개발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효성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은 보유 중인 자기주식 55만6930주(지분율 2.64%)를 대한항공에 처분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기존 보유한 전체 자사주 116만1621주의 47.9% 수준이다. 처분 가격은 보통주 주당 5만9400원이며, 처분 예정 금액은 약 331억 원 규모다.
매각일 기준으로 정확한 금액이 정해질 예정이다. 거래는 다음 달 11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진다.
효성은 나머지 자기주식 60만4691주는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일은 20일이며 소각 금액은 9일 종가(5만9400원)을 곱한 359억 여원이다.
이번 거래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현준 그룹회장(21.94%) 등 특별관계인특별관계인 14명(지분율 56.1%)제외하고 국민연금(지분율5.62%)에 이은 ㈜효성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효성 관계자는 "기존 주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대한항공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사주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체 자사주를 소각하지 이유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각으로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회사분할에 따른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치고 7월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지주회사인 HS효성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을 앞두고 있다.
인적분할은 존속회사 주주들이 기존 비율대로 신설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기업 분할 방식이다. 이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도 신설회사 주식을 배정받는 과정에서 의결권이 되살아나는데 이를 '자사주의 마법'이라고 한다. 지배주주의 추가 출연 없이도 지배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주 환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두 회사는 향후 우주항공 분야에서 시너지를 예상하고 있다. 효성은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 운송, 육송 네트워크 등 글로벌 물류 서비스 협력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효성의 계열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술경쟁력 확보와 용역인력 확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효성복합소재는 무인기 동체의 탄소복합소재 원재료 개발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향후 양산이 본격화할 경우 탄소복합소재 소요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효성ITX로부터 대한항공과 진에어 콜센터에 상담 용역을 제공받고 있다. 이에 향후 사업량 증대에 따른 전문적인 콜센터 용역 인력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