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 부안군 개암사 동자승상에 붙이는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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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부안군 개암사 동자승상에 붙이는 명상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5.1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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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군 개암사 동자승,무엇을 바라보았을? 해탈했을까?

부암군 개암사 경내를 지키고 있는 동자승상. 사진=박태정 기자
부암군 개암사 경내를 지키고 있는 동자승상. 사진=박태정 기자

오늘은 석가탄산일입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를 창을 보다 문득 개암사를 찾은 기억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을 찾아보니 그 때 사진이 있더군요. 지난 2018년 5월5~6일이었습니다. 그날도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6년의 세월이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전북 부암군 우금산 자락에 있는 개암사 전경. 사진=박태정 기자
전북 부암군 우금산 자락에 있는 개암사 전경. 사진=박태정 기자

전북 부안군에 있는 개암사는 634년 삼국시대 백제의 승려 묘련이 창건한 고찰이라고 합니다. 130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조계종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입니다.

당시 산채수묵회 회원들이 가는 대절  버스를 얻어타고 갔습니다. 인사동에서 출발했지요. 고속버스를 타면 군산에 내려 부안으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승용차로 가면 네비게이션이 잘 안내하겠지요.

한적한 개암사 경내. 마음을 편안히 하고 생각하기에 좋은 사찰이다.사진=박태정 기자
한적한 개암사 경내. 마음을 편안히 하고 생각하기에 좋은 사찰이다.사진=박태정 기자

부암군과 변산반도를 구경하고 꽃들이 모두 진 4km 정도 되는 벚나무가 늘어선 진입로를 지나 우금산 품에 안긴 개암사를 찾았을 때 동자승 상의 해맑은 웃음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순하도록 한 것 같다는 기억이 납니다. 이 넓은 세상을 모른 채 산중에서 절간이 전부인 줄로 알아야 하는 그들의 운명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진 기억도 되살아났습니다.

개암사를 지키고 있는 보리. 사진=박태정 기자
개암사를 지키고 있는 보리. 사진=박태정 기자

그러나 훗날 해탈해 대승이 된다면 저의 생각이 어리석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릇 큰 승려가 되려면 나태해지려는 자기 극복의 길을 제대로 걷는 게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부에 정진하는 용맹함, 그 결과물이 해탈이 가져다주는 미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속인들이 스님에게서 배워야할 자세가 아닐까요.

개암사의 녹차밭.사진=박태정 기자
개암사의 녹차밭.사진=박태정 기자

세월이 흘렀지만 다시는 개암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개암사를 지키는 '보리'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정이 그리운 듯 어슬렁거리며 제곁을 찾은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립니다.

세속의 번뇌를 깨고 해탈의 경지에 오르려는 용맹무쌍한 승려들의 세계에 있는 보리도 용맹정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험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서 구도자가 되기를 갈구합니다.

빗물을 머금은 개암사 적목련. 사진=박태정 기자
빗물을 머금은 개암사 적목련. 사진=박태정 기자

개암사에는 2시간여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2시간 남짓 지났을까. 어떤 화가는 스케치만, 어떤 화가는 절반만, 또 어떤 화가는 거의 완성한 작품을 화구에 담아 내려왔습니다.

스케치에 열중하는 산채수묵회 회원들.사진=박태정 기자
스케치에 열중하는 산채수묵회 회원들.사진=박태정 기자

우람한 소나무와 나이먹은 은행나무를 휘감은 짙어가는 녹음 속에 개암사는 그대로 있겠지요.지금도 개암사의 풍경소리와 스님이 홀로 서서 두드리는 목탁소리가 청아하게 귓전에 울려퍼지는 듯합니다.  눈앞엔 적목련이 선합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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