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값 '고공행진' 화장지값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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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값 '고공행진' 화장지값 오르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5.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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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원료인 펄프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지업체들이 원가부담을 못이겨 화장지를 비롯한 종이값을 머지 않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펄프값 상승은 주요 생산국인 미국·중국·유럽 등의 경기 호조로 펄프 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요 생산국의 파업이나 사고 등으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무림P&P의 목재칩과 펄프 등 주요 원재료 조달 현황. 사진=무림P&P분기 보고서
무림P&P의 목재칩과 펄프 등 주요 원재료 조달 현황. 사진=무림P&P분기 보고서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남부산 혼합 활엽수 펄프(SBHK, Southern bleached hardwood kraft, 버니지아 파인 등 원료)의 5월 평균 가격은 t당 860달러로 4월에 비해 4.88%(40달러) 올랐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이자 52주 최고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월 펄프 가격은 37.60%(235달러) 폭등했다.연초와 견줘서도 9.55%(75달러)뛰었다.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2년 8월 t당 1030달러, 최저가는 2009년 5월 470달러였다. 

국제 펄프 가격 추이.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국제 펄프 가격 추이.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펄프 가격은 지난해 5월 625달러에서 565달러로 하락했다가 7월 605달러로 상승한 이후 이후 1월 785달러까지 7개월째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2~3월 보합세로 숨고르기를 했지만 다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 남부산 활엽수 펄프(SBHK)는 국내 인쇄용지와 화장지, 포장지 등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며 '하드우드(경목)'라고 부른다. 이보다 품질이 조금 더 좋고 가격이 100달러 정도 비싼 침엽수를 활용한 펄프는 '소프트우드(연목)'라고 한다. 북부산 활엽수 펄프(NBSK)도 한 종류다. 캐나다(브리티시 컬럼비아)와 북유럽 국가에서 주로 생산되고 미국 북부 일부와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NBSK는시카고 상품거래서(CME)에서 거래된다.

우리나라가 소비하는 펄프는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를 모두 합쳐 230여 만t으로 이중 190여 만t이 수입산이다.

나머지는 국내에서 펄프를 유일하게 만드는 무림P&P(화학펄프-황산펄프 등)와 전주페이퍼(기계펄프-쇄목펄프 등)가 맡고 있다. 수입산 중에서는 경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문용지는 대한제지와 전주페이퍼, 나투라페이퍼가 생산하고 인쇄용지는 무림에스피, 무리페이퍼, 무림P&P, 한국제지 등이 생산한다. 포장용지는 국일제지와 남강제지, 송학제지가, 위생용지는 유한킴벌리,삼성펄프, 모나리자, 깨끗한 나라가 만들고, 골판지원지는 아세아제지, 대양제지공업, 신대양제지 등이 각각 생산한다. 

최근 펄프 가격 상승은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수급상의 문제 때문이다. 견실한 경기를 보이는 미국이나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는 중국과 유럽에서 종이 수요는 늘고 있지만 생산국의 파업이나 사고 등으로 펄프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핀란드의 최대 펄프 공장에서 화재가 터진데다 제지 노조와 항만 노조가 파업까지 하면서 소프트 펄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칠레에서도 항만 노조 파업 문제로 하드우드 가격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홍해 물류 차질도 수급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

수입산 펄프 가격이 오르면 펄프 회사의 마진 압박이 커져 종이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펄프를 제품으로 생산하는 무림P&P는 완제품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펄프를 수입해 원료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지회사들은 원가 상승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펄프는 원가의 최대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향후 펄프 가격이 t당 9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향후 펄프가격도 현 수준에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펄프가격의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t당 870~900달러 수준의 움직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보다 1t당 40달러 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펄프가격은 올 상반기까지 강보합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하드우드펄프는 3분기(7~9월) 중 대단위 해외 신증설 물량(약 545만t)이 예정돼 있어 가격상승은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하드우드펄프 생산 설비 증설이 예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펄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판가 인상을 예고하고 제지회사가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없다"면서 "당장 인상 계획이 없다고 해도 가격 인상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솔제지는 지난해 12월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산업용지와 인쇄용지 할인율을 8%씩 축소하는 방식으로 판가를 올렸다. 영수증과 택배 라벨 용지로 쓰는 감열지의 수출 가격도 8% 인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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