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참치 캔' 제조 동원시스템즈의 대변신... '이차전지 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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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참치 캔' 제조 동원시스템즈의 대변신... '이차전지 캔' 회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6.24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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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변신은 무죄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를 거부하면 퇴출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마치 인간이 성장하는 데 피부도 그에 걸맞게 자라지 않으면 결국에는 갈라지고 피가 흘러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 변화는 숙명이자 생존의 유일한 통로다. 참치캔을 만들어온 동원시스템즈는 변화를 수용한 기업에 속한다. 변화를 수용한 결과 참치를 잡아 참치캔 회사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참치 캔을 만들어온 동원시스템즈는 참치 캔을 만든 기술을 정교화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캔을 생산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18650 원통형 배터리 캔에 비해 에너지 용량을 30% 이상 늘린 2170(지름 21㎜, 높이 7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캔을 양산하는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4680(지름 46㎜, 높이 80㎜) 배터리 캔 양산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원시스템즈가 생산하는 배터리 캔. 사진=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가 생산하는 배터리 캔. 사진=동원시스템즈

주가도 오름세다. 올해 1월2일 3만4300원(종가)으로 시작한 동원시스템즈 주가는 21일 4만7450원을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 38%이상 올랐다. 배터리캔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원시스템즈는 캔·포장재 기술의 미래를 내다보고 지난 2019년 2차전지 케이스 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15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700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에 배터리 캔 공장을 증설한 전략과 정책결정이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캐즘(성장 직전 일시 하락)을 겪으면서 이차전지 시장과 관련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 영향을 받고 있는데도 이 정도 성장을 거뒀다. 캐즘 이후 성장세는 폭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동원시스템즈는 하나를 더 준비하고 있다. 캔 참치 안쪽 면에 알루미늄을 고르게 펴는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알루미늄 파우치 사업도 추진 중이다.

동원시스템즈의 이차전지 소재 매출을 지난해 305억 원에서 올해 700억 원, 내년 1000억 원으로 키울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내다보고 있다.  거의 매년 300억 원대 늘리겠다는 과감한 계획이다.

동원시스템즈가 생산하는 양극전지 박. 사진=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가 생산하는 양극전지 박. 사진=동원시스템즈

이 모든 것은 김남정 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선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1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김 회장은 같은달 5일 자동화 항만을 개장해 스마트 항만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항만을 시찰하고 김 회장의 손을 맞잡으며 공로를 치하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회장을 동원그룹 동일인으로 지정해 창사 55년 만에 그룹 총수에 올랐다.

김 회장은 배터리 사업의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오는 8월부터 차세대 배터리 캔을 국내 처음으로 양산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표준규격으로 채택한 배터리(지름 46mm)용 캔이다. 

유진투자증권의 동원시스템즈 실적 전망. 사진=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의 동원시스템즈 실적 전망. 사진=유진투자증권

동원시스템즈는 초고강도 알루미늄 양극박도 개발했다. 양극박은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알루미늄을 20 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mm) 이하의 얇은 박 형태로 얇게 가공한 판이다. 알루미늄이 끊어지지 않고 두께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압연기술이 절대로 필요한 제품이다.

초고강도 양극박은 2170, 4680 규격 등 고용량 배터리의 고밀도 전극 개발에서 생기는 균열 현상을 해결함으로써 배터리 고용량화는 물론 품질 불량을 줄여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시스템즈 국내 주요 이차전지 제조업체에 양극박을 공급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전 세계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가 2021년 약 10만t에서 2030년 약 100만t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평가는 좋다. 유진투자증권은 '전기차 배터리 모멘텀이 켜졌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2%, 17% 증가한 1조 4360억 원, 946억 원을 예상한다. 지난해에는 각각 전년 대비 11.2%, 12% 줄어든 1조 2767억 원, 809억 원을 달성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아셉틱 부문의 증설라인이 1분기 말부터 가동되고 전년에 부진한 제관과 유리병 등의 고객사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올해까지는 배터리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해서 전사 이익률에 기여하지 못하지만 내년부터는 배터리발 이익률 증가가 시작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원통형 배터리 캔과 알루미늄 박 사업은 원재료 가격을 반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적정 규모 이상이 되면 안정된 이익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의 단기 업황이 감속구간으로 진입했다"면서 "그럼에도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2022년 1009만1000대에서 지난해 1368만9000대로 늘었고 올해는 1696만3000대, 내년 2043만9000대, 2026년 2418만대, 2027년 2832만4000대, 2028년 3274만8000대를 예상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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