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질유 배럴당 5달러 아래로 급락...맥주 한 잔 값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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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질유 배럴당 5달러 아래로 급락...맥주 한 잔 값도 안돼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3.28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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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샌즈 생산 중단 속출

캐나다산 중질유의 가격이 27일 역대 최저 수준인 배럴당 5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오일샌즈 부문은 생존을 위해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웨스턴 캐나다 실렉트 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
웨스턴 캐나다 실렉트 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

28일 캐나다 매체 파이낸셜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국내산 중질유 기준유인 '웨스턴 캐나다 실렉트' 가격은 27일 전날에 비해 28퍼센트 내린 배럴당 4.58센트를 나타냈다. 전날에도 이 원유 가격은 배럴당 30퍼센트나 급락했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는 캐나다산 원유 1배럴은 맥준 한 잔 값보다 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에 비해 7.7%(1.89달러) 내린 배럴당 22.60달러에,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3.8%(1.05달러) 내린 배럴당 2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하면 캐나다 중질유의 가격은 4분의 1내지 5분의 1수준에 그칠 만큼 싼 실정이다.

캐나다산 중질유 가격이 수직낙한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미국의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전세계의 경제활동이 거의 마비되면서 세계 도처의 원유저장고는 거의 가득 차 이제 저장할 곳이 없을 지경이 됐다. 이러니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회사인 우드맥킨지는 전세계 고비용 원유 생산업체들은 배럴당 35달러 미만의 유가가 단 1분기만 지속한 2014년과 다른 이번 유가 급락시기에는 생산을 폐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캐나다 알버타주 애서바스카 오일샌즈의 신크루드캐나다사의 광미호(오일샌즈 폐기물을 보관하는 호수) 새들이 앉지 못하도록 허수아비가 서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
캐나다 알버타주 애서바스카 오일샌즈의 신크루드캐나다사의 광미호(오일샌즈 폐기물을 보관하는 호수) 새들이 앉지 못하도록 허수아비가 서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

캐나다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이 가격은 캐나다 오일샌즈 생산업체의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돈다"면서 "저유가가 지속한다면 올해 대규모 손실을 낼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우드맥킨지의 업스트림 부문 프레이저 맥케이(Fraser McKay) 부사장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캐나다오일샌즈는 온건한 가격 환경에서조차 비용곡선의 상단에 있다"고 지적했다.

맥케이 부사장은 "브렌트유가 올해 배럴당 평균 35달러러라면 오일샌드 분야 기업 현금흐름은 170억 미국 달러 적자를 예상하며 알버타주정부는 20억 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에너지 회사인 라이스타드에너지도 앞서 지난 23일 캐나다의 저장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감산이 임박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타다는 알버타주의 저장고가 최대 저장능력인 4000만 배럴에 근접하고 있어 하루 44만 배럴의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론도 있다. 오일샌즈 사업자들은 자체 저장고를 갖고 있고 상용 저장고 있어 이를 합치면 알버타주의 저장능력은 8000만~8500만 배럴에 이른다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북미 원유시장 부문 케빈 빔 부사장은 주장한다.

빔 부사장도 어디서건 재고가 쌓인 탓에 저장고의 원유는  6500만 배럴에서 7000만 배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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