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동박' 뭐길래 태성 주가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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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동박' 뭐길래 태성 주가 뜨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8.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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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 9거래일간 43% 주가 급등...거래소 '투자 경고' 종목 지정 예고

인쇄회로기판(PCB) 장비업체인 태성의 주가가 폭발하듯 오르며서 주목받고 있다.  신사업인 복합동박과 유리기판 장비 분야가 회사 성적을 이끌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 음극재인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으로 음극재를 감싸 전류를 흐르게 하는데 구릿값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큰 소재다. 기존 동박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복합동박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이미드(PI) 등 필름 양면에 구리를 도금한 얇은 판으로 구리 사용량을 줄여 비용과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열폭주 자체를 차단하는 PET(폴리에스테르) 소재가 들어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무게는 최대 60%, 원가는 30% 절감할 수 있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복합동박은 이차전지 업계의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데 삼성전기에 분사한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엠과 태성이 경합하고 있다. 태성의 광폭 박판 RTR 복합 동박 설비는 넓은 폭에서도 일정한 장력을 유지해 최대 1380m 너비의 복합동박을 균일하게 구리 도금해 98% 이상의 수율로 양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태성 본사 전경. 사진=태성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태성 본사 전경. 사진=태성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태성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6.58% 빠진 1만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641억 원을 나타냈다. 

그러나 태성은 한국거래소가  1일 '투자 경고 종목' 지정을 예고했을 만큼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다. 태성 주가는 최근 9거래일간 약 14% 올랐다. 투자 경고 종목 지정 예고는 종가가 1년 전 대비 200% 이상 상승하면 한다. 오는 14일까지 초장기상승·불건전요건에 모두 해당하면 태성은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

태성 주가는 7월19일(종가 9930원)부터 31일(종가 1만1300원)까지 약 14%상승했다. 7월19일 장 중 태성이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의 장비 공급 협력사로 선정됐다고 밝힌 이후 등락을 하면서도 오름세를 보였다.

태성 주가는 앞서 복합동박 관련 제품평가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4월 말 3690원대에서 6월26일 1만3940원까지 280% 넘게 치솟았다. 이후 주춤하다 CATL 협력사 선정이란 호재에 다시 급등했다.

태성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태성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개인 투자자들은 태성 주식을 지난 5~7월 3개월간 12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1억원, 6억2000만원 순매도했다.

2000년 설립된 태성은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자동화 설비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1963년 생인 김종학 대표이사가 지분율 24.60%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배우자인 한영희씨(9.20%), 친동생인 김종복 부대표(6.87%) 등이 대주주다. 태성은 2022년 6월 신영스팩5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한 해부터 태성은 기존 PCB 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이차전지 복합동박 설비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태성은 국내 첫 완성형 복합동박 생산 설비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성의 수평 RTR(Roll to Roll) 동도금 설비. 이 설비는광폭 박판 RTR 제품을 수평 이동방식으로 도금하고 높은 생산성과 도금신뢰성을 갖춘 설비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사진=태성
태성의 수평 RTR(Roll to Roll) 동도금 설비. 이 설비는광폭 박판 RTR 제품을 수평 이동방식으로 도금하고 높은 생산성과 도금신뢰성을 갖춘 설비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사진=태성

기존 반도체 사업보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로 더 큰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증권가는 긍정 평가를 내놓고 있다.현대차증권은 올해 태성 매출액이 전년보다 86.8% 증가한 620억 원, 영업이익률 10%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성의 복합동박 RTR 설비는 넓은 폭에서도 일정한 장력을 유지하는 상품"이라며서 "최근 복합동박이 주목받는 상황에 CATL 외에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 등 대중국 매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태성은 또 내년 4분기까지 유리기판 데모 설비를 개발한 뒤 주요 고객사에 테스트 장비를 입고할 계획이다. 곽 연구원은 "태성은 유리기판에 양면으로 회로 구성이 가능하며 유리에 가해지는 데미지를 최소화해 JIP 위에 유리를 올려주는 핸들링 기술을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면서 "향후 유리기판 시장이 성장하면 관련 장비에 대한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태성 투자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매출의 90%가 넘는 PCB 자동화 설비 사업은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태성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612억 원에서 지난해 333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서야 분기 이익이 21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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