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 중국의 재고물량 방출 등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2분기에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 주목을 받았다. '합성고무'가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에도 합성고무 덕분에 2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합성공무는 천연고무와 유사한 성상(性狀)을 지니는 합성고무상 물질 또는 고무상 탄성체가 될 수 있는 가소성 물질을 말한다. 석유화학공업에서 대량으로 얻는 가장 일반적인 합성공무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를 비롯, 폴리클로로프렌고무(CR), 부타디엔과 아크릴로니트릴을 중합한 니트릴고무(NBR),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며 하며 장갑의 소재인 NBL, 부타디엔고무(BR),고기능성 합성고무로 전기차용 고성능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SSBR, 이소프렌고무(IR), 에틸렌프로필렌디엔모노머(EPDM), 열가성가교탄성체(TPV), 실리콘고무, 우레탄고무, 아크릴고무 등이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이날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와 비슷한 1188억 원으로 예상하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9만 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는 0.3% 줄지만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41% 개선된 것이다. 이는 현재 시장 컨센서스(1094억 원)을 10% 가량 웃돈다.
윤재성 연구원은 "합성수지, 에너지와 정밀화학, EPDM/TPV에서 영업이익이 줄겠지만 합성고무와 페놀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늘면서 상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금호석화의 3분기 합성고무 영업이익은 2분기에 비해 16% 증가한 542억 원(OPM 7.3%)으로 추가 개선으로 예상한다. 7월 한국 SBR/BR, NB라텍스의 수출량과 수출판가가 일부 상승하고 일부 NCC의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BD가격 안정화를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페놀 사업부 영업이익도 전분기에 비해 55% 늘어난 88억 원을 예상하는데 전분기 에폭시의 개선에 이어 페놀 마진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금호석화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91억 원을 달성했다고 2일 공시했다. 전분기에 비해 52% 증가하고 1년 전에 비해서는 11% 늘어나면서 최근 상향된 컨센서스(923억 원)을 29% 웃도는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8525억 원으로 17.4%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합성고무 부문은 2분기 매출 7077억원, 영업이익 46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6.6%를 기록했다. 원료가 강세에도 타이어와 글로브 업체 등 전방 산업의 견조한 수요로 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가격 강세에도 타이어와 장갑 업체 등 전방 산업의 견실한 수요로 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NBL은 물량과 판가 모두 전분기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가동률 또한 80% 수준까지 상향 되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됐다. SBR과 BR, SSBR, NBR도 전방 타이어 수요 개선과 가격 상 승에 따라 실적 개선이 나타났고 SSBR은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 호조로 범용고무에 비해 높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EPDM과 TPV의 영업이익은 224억 원(영업이익률 13%)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이익이 지속 중이다. 페놀 사업부는 에폭시의 마진 개선, 합 성수지는 ABS 개선 영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윤재성 연구원은 합성고무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업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우선 말레이시아와 태국 장갑업체와 금호석유 NBL의 가동률 상향은 장갑 시장의 재고 정상화에 따른 것이다. 연고무와 라텍스 장갑의 유통기한은 4년 안팎인데 코로나 당시 쌓인 과잉 재고가 최근 폐기 처분되면서 장갑과 NBL 시장은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둘째 천연고무의 가격 강세의 반사이익이다. 천연고무는 지난 몇년 동안 낮은 수익성과 병 충해 영향으로 주요 생산국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급감했고, 내년부터는 EUDR이 시행되면서 수익성 영향을 받는 소작농의 경작 포기가 속출할 것이다. 천연고무 강세는 대체재인 합성고무(SBR/BR, NBL)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가격 강세 요인이 된다.
셋째, NCC의 누적된 증설과 COTC 공법 확대는 원재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의 공급과잉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윤 연구원의 견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올해 하반기에 27% 증가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40% 늘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이는 업황 회복과 더불어 증설에 따른 물량 증가 효과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예정된 증설은 NBL 23만6000t(기존 대비 33%, 2024년 9월 가동), EPDM 7만t(30%, 올해 4분기 완공) 등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거의 비슷하게 진단한다. 최고운 연구원은 금호석화에 대해 "어려운 화학 업황을 감안하면 2분기에 더욱 스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호평했다. 최 연구원은 "합성고무 사이클은 구조적 호조황에 진입했다"면서 "이제는 다시수호회복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분기 BD 가격이 안정화하고 있으며 페놀유도체 수익성은 추가 개선이 에상돼 비수기 영향을 만회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장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1만 원을제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