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 5일(현지시각)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아직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굴스비 총재는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은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정책금리가 지나치게 제약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 CNBC 방송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경기 과열이 아니라면 긴축하거나 제약적일 필요가 없다"면서는 "여전히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우리 손을 묶어두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발표된 7월 미국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굴스비는 "Fed의 일은 고용을 최대화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며 금융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며 우리가 할 것"이라면서 "만약 제반 여건이 그런 식으로 되기 시작하고 그런 것 들중 악화하는 게 있으면 우리는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굴스비는 Fed 관계자들은 이르면 다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부가 2일 발표한 비농업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1만4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5000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7월 실업률은 4.3%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2021년 10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샴의 법칙'도 발동됐다. Fed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클로디아 샴이 제시한 '샴의 법칙'은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이 전년도 3개월 실업률 평균치 저점에 비해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간주한다. 지난 석 달 미 실업률 평균은 4.13%로 지난해 3개월 평균치 저점 3.6%에 비해 0.53% 포인트 높다. 샴의 법칙을 따르자면 미 경제는 현재 경기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Fed가 9월 이른바 '빅컷'(한 번에 0.5%포인트 정책금리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도 나온다.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투자은행은 고용지표 발표 이후 Fed가 정책금리를 9월과 11월 각각 50bp(1bp=0.01%포인트)씩, 12월엔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