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9월에 기준금리를 즉시 0.75% 포인트 내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고 9월에도 추가로 0.7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미국 명문 와튼스쿨 교수의 조언이 나왔다. 미국 고용보고서는 미국경제가 침체(recession) 신호를 보이는 만큼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Jeremy Siegel) 교수는 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방송인 CNBC 인터뷰에서 "고용시장 하강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즉시 75bp(1bp=0.0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걸 교수는 이어 Fed는 다음 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추가로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차례에 Fed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1.5% 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겔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5.25~5.50%인 기준 금리가 다음달 FOMC 뒤에는 4.00~4.25%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는 지금의 Fed 기준 금리는 지나치게 높다면서 3.5~4% 사이로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겔 교수는 긴급 금리 인하가 필요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Fed의 장기 기금 금리가 2.8%인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변수가 이를 결정한다. 우선 노동 시장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이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 4.3%로 치솟았다면서 이는 Fed 실업률 목표치인 4.2%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겔 교수는 아울러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그동안 90% 폭락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신규고용은 예상치 17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 같은 고용보고서가 나오자 미국 경기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식어가면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진 게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됐다. 미국 ISM이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6.6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미국 Fed 주요 인사 중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인터뷰에서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침체 상황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