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수입 6.6%↓, 곡물 20.3%↓, 승용차 44.1%↓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석탄 등 원자재와 곡물, 승용차 등 소비재 수입감소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가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6년9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에 비해 약 33배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9월(123억4000만 달러) 이후 6년 9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는 377억3000만 달러 흑자로 난해 같은 기간(11억5000만 달러 흑자)에 비해 약 33배 늘어났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반기 279억 달러, 하반기 321억 달러로 연간 6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상반기 흑자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경상수지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11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도 2020년 9월(120억200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수출은 588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541억3000만 달러)보다 8.7% 늘어났지만 수입은 5.7% 줄어든 473억 5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수출 품목 가운데는 반도체(50.4%), 정보통신기기(26.0%), 석유제품(8.5%), 승용차(0.5%) 등이 증가했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1.4%), 화공품(-7.5%), 철강 제품(-18.0%) 등은 감소했다.
수입은 1년 전 502억2000만 달러보다 5.7% 줄었는데 철강재(-18.9%), 화공품(-20.6%), 석탄(-25.9%) 등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6.6% 줄었고, 반도체(-4.9%), 반도체 제조 장비(-24.1%) 등 자본재 수입도 4.6% 감소했다.
곡물(-20.3%), 승용차(-44.1%) 등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 역시 15.6%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1년 전(26억4000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한 달 전(12억90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커졌다.
서비스수지 중에서는 특히 여행수지가 9억 달러 적자였다. 여행 수입이 여행 지급보다 더 크게 줄면서 적자 폭이 5월(8억6000만 달러)보다 커졌다.
지적재산권수지는 한 달 사이 1억달러 흑자에서 4억6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5월 17억6000만 달러에서 6월 26억9000만 달러 흑자 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에 대한 분기 배당 영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122억4000만 달러 늘어 2020년 10월(187억5000만 달러)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8억9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000만 달러 불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위주로 23억9000만 달러 줄었다.
이수영 기자 isuyeo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