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일본은행 고위 관계자가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은 없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당분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엔화 가치가 하락했지만 일본 금융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여부를 둘러싼 '日銀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지난주 미국달러화와 견줘 4% 이상 급등했고 '엔 캐리 거래' 청산이 가속화되자 5일에는 달러당 141.70엔까지 급등했다가 우치다 부총재 발언으로 147엔 대로 하락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재팬타임스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는 한 때 800엔 이상 급락했다. 이날 오전 일본은행(日銀)이 지난달 30~31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나온 '주된 의견'이 공개된 영향이었다. '다카파(인상파)' 색은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의 발언으로 일단 수정되었지만 주요 의견에는 "단계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다카파(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즉 일본은행 리스크가 시장에서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앞서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7일(현지시각) 홋카이도 하코다테 재계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시장이 불안정할 때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치다 부총재는 연설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당분간 현재의 정책 금리로 통화 완화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치다는 "지난주 강한 시장 불안정성이 BOJ의 경제와 물가 예상치, 물가 목표 2%를 달성할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면 BOJ의 금리 인상 경로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치다 부총재는 "최근의 엔화 강세는 수입물가 압력을 축소하고 따라서 전체 물가를 낮출 것인 만큼 BOJ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식시장 변동성은 기업 활동과 소비에 영향을 미쳐 역시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하는 더 많은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지난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 수준에서 무려 25배인 0.25%로 인상하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지속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후 엔화가치가 오르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시장 안정을 위해 구두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 이후 일본 엔화는 최근 급등세에 제동이 걸리며 달러화에 대해 2% 넘게 하락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닛케이225 지수가 이틀째 급반등했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일본 엔화는 지난주 달러 대비 4% 이상 급등했고 ‘엔 캐리 거래’ 청산이 가속화되자 5일 거래에서는 달러당 141.70엔까지 급등했다. 미국달러와 견준 엔화 가치는 이날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 이후 147.30엔대로 급반락했다.
다이와증권의 도루 스에히로 이코노미스트는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은 명백히 비둘기파 성향"이라면서 "시장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일본은행이 9월이나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그는 연내에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율 유지했다. 토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연말께 가라앉는다면 BOJ는 12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